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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매케인은 전쟁 영웅' 백악관 추도 메시지를 막았다

트럼프는 의례적인 짧은 트윗 하나를 올렸다.

  • 허완
  • 입력 2018.08.27 16:26
  • 수정 2018.08.27 16:40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25일(현지시각) 별세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 애리조나)을 전쟁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그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 메시지를 발표하려던 백악관의 계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동을 걸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전현직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훈장을 수여 받은 백악관 참전용사인 매케인을 ”영웅”으로 지칭한 공식 추모 메시지를 발표하려던 백악관 사라 샌더스 대변인, 존 켈리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계획에 트럼프 대통령이 ‘퇴짜’를 놓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초 백악관은 매케인이 숨을 거두기 전에 미리 추모 메시지 초안을 준비했다. 전날 매케인의 가족들은 뇌종양으로 투병해왔던 매케인의 병세가 악화돼 치료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샌더스를 비롯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대통령에게 전달할 추모 메시지 최종본을 완성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공식 추모 메시지를 발표하는 대신 짧은 트윗을 올리겠다고 말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은 WP에 전했다. 백악관이 준비했던, 매케인의 삶을 기리는 메시지는 결국 발표되지 않았다.

매케인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는 의례적인 짧은 트윗 하나를 올렸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와 존경을 보낸다. 우리의 마음과 기도가 함께할 것이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두 사람의 악연은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매케인에 대해 ”(그는) 영웅이 아니다. 포로가 됐기 때문에 영웅이 된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연설 도중에는 베트남 전쟁 고문 후유증으로 장애를 입은 매케인의 부자연스러운 몸짓을 흉내내며 조롱하기도 했다.

매케인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며,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던 트럼프 정부의 계획을 좌절시킨 결정적 한 표를 던졌다. 

WP는 ”일요일 오후까지 부통령, 국무장관, 국토안보장관, 국방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백악관 대변인, 대통령 고문, 교육부장관, 내무장관을 비롯한 인사들”이 각각 매케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별도로 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물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영웅” 매케인의 업적을 기렸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WP는 ”추모가 쏟아지는 가운데 매케인을 두고 ‘전쟁 영웅이 아니다’라고 했던 대통령은 일요일의 대부분을 버지니아주에 있는 골프 코스에서 보내며 공식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와 매케인의 불화가 공화당 내의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여러 측면에서 매케인 같은 전통적 공화당원과 트럼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미국 우선주의’ 반란 세력 간의 공화당 내 갈등을 상징하게 됐다.

2008년 공화당 대선후보로서, 매케인은 해외 동맹들과 해외 주둔 병력을 세계의 안정을 유지하는 힘으로 바라보는 국제주의적 진영을 대표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해외 개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국가주의적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8월26일)

 

최근 WSJ와 NBC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기록했던 것과 비슷한, 유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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