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식단 통제로 마른 몸 유지해왔던 여성이 일부러 9kg 찌운 이유는 매우 강력하다 (사진)

나는 10년 동안 탄수화물을 먹지 않았고, 저녁 8시 이후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크림 드레싱도 피해왔던 사람이다.

미국의 방송인 지니 마이(Jeannie Mai)는 자신의 제한적 식습관, 식단 관리, 작은 체구를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패션과 TV업계에서 여러 해 일해온 터라 식단과 외모에 관해 잘 관리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허약한 사진 속 모습이 자신의 강한 정신과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토크쇼 ‘더 리얼’의 공동진행을 맡고 있는 마이는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여행을 시작했고, 체중도 늘렸다. 지금 마이는 건강하고 보다 든든한 식단, 많은 운동을 통해 9kg 정도를 늘린 상태다.

우리는 운동이 그녀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COURTESY OF JEANNIE MAI

-당신은 일부러 체중을 늘리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어떻게 시작하게 된 것인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

=40세를 앞둔 터라 내가 하는 말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는 몸매 평가(body shaming)을 참을 수 없다. 아주 이상하고 비겁한 일이다. 신체는 인간이 삶을 계속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기계나 마찬가지인데, 타인의 몸을 놀리는 것은 지적 수준 이하의 행동이다.

그런데 ‘더 리얼’의 한 에피소드를 보다가 내가 내 엉덩이에 대해 농담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엉덩이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엉덩이는 납작하고, 다리는 닭 다리 같고, 몸매에 굴곡이 없다. 나는 유체이탈한듯한 경험을 하며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게 싫다고 말하는 행동을 나 스스로 나 자신에게 하고 있다.”고 느꼈다.

트레이너를 만났다. 트레이너는 내가 노력하면 굴곡을 가질 수 있지만, 내가 너무나 말랐다고 말했다. 한 달 후 전화기에 저장된 사진들을 보다가 내가 수척하게 나온 사진을 보았다. 모든 게 허약해 보였다. 나는 “와, 누가 날 밀기라도 하면 산산조각이 나버리겠네.”라고 생각했다.

-그 사진을 보자 당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나?

=섭식장애는 먹지 않는 사람이나 폭식증 환자에게만 있는 거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나는 10년 동안 탄수화물은 손도 대지 않고, 저녁 8시 이후엔 아무것도 먹지 않고, 크림이 든 드레싱을 피하는 삶을 살아왔다. 스스로에 대한 통제가 지나쳤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의 통제가 지나치면 건강하고 유익한 것을 믿기보단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된다.

-왜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나?

=패션과 TV 업계에서는 [마른 몸을 유지하면] 칭찬을 받는다. 피팅을 하러 가면 “그녀에겐 모든 옷이 다 맞아.”라는 말을 듣고, 그게 자아를 북돋운다. 그게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잡지마다 실리는 ‘내가 2kg 이상 감량한 비결’ 같은 걸 보면 칭찬받는 기분이 든다.

-패션 업계에 대해 좀 이야기하고 싶다. 신체 긍정 운동에도 불구하고, 패션업계는 아직도, 당신 말대로 마른 몸매를 우선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이 받는 피해의 구체적인 예가 있을까?

=마른 몸매는 얻기 힘들기 때문에, ‘마를수록 섹시하다’는 부지불식간의 메시지는 늘 존재할 것이다. 얻기 힘든 이유는, 깡마른 몸이란 대부분의 사람에게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와, 애슐리 그레이엄 등 패션계에서 신체 긍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여성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미스 아메리카, 빅토리아 시크릿 등이 이에 합류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

-‘마를수록 좋다’는 사고방식에서 당신은 어떻게 빠져나올 수 있었나?

=만약 내 정신을 체형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계속 생각해왔다. 섹시하고, 굴곡 있고, 강한 몸일 것이다. 세상에 강하게 맞서는 몸. 그런데 내가 본 사진 속 여성의 몸은 그렇지 않았다. 굶주리거나 허약한 모습이었다.

나는 내 몸이 나의 이혼과 내가 속한 미친 업계 같은 것들을 감당할 수 있길 바랐다. 그래서 나는 이제까지 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하기로 결심했다. 탄수화물을 먹고, 든든하고 영양가 있는 식사를 하고, 몸이 더 커지도록 만들었다.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 나는 지금 받는 운동 수업에서 힘이 센 편이다. 내 체중을 내 힘으로 들어 올릴 수 있다. 기분이 끝내준다.

-늘어난 체중에 대해 불안을 느낀 적은 없나?

=어떤 옷들은 맞지 않을까 봐 불안하지만,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벗어나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나는 운동하러 간다. 웨이트 리프팅에 불안을 쏟아 넣는다. 운동을 마치고 나올 때마다 힘을 새로 얻은 기분이고 섹시해진 느낌이다. 내 체형이 마음에 안 든다는 남성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맞지 않는 옷은 내가 입을 옷이 아닌 것뿐이다. 나는 나와 내 세계에 맞는 것을 찾고 싶다. 남성, 옷, 직업, 뭐든 간에. 운동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순간이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세상을 향해 “OK. 나는 내가 맞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걸 갖겠어.”라고 생각한다.

지금 나는 정말 힘든 이혼에 대처하고 있다. 예전의 허약한 모습으로는 이런 일들을 견딜 수 있었을 것 같지 않다. 예전의 나는 늘 거울 속 내 모습을 걱정했다. 당시의 나는 내가 보호해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육체적으로 강해지자, 나는 내가 무엇이든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잠깐 쓰러진다 해도 나는 두 발로 굳건히 설 수 있는 사람이다. 훈련된 강한 몸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마음과 정신으로 이어진다.

-운동의 육체적 장점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신적 부분도 그만큼 중요한 것 같다.

=그렇다. 더 중요하다.

-당신이 얻는 정신적, 육체적 장점이 체중 증가로 생겨날 수 있는 불안감보다 더 크다고 생각하는가?

=예전의 나는 내 몸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 때문에 나 자신을 미워하곤 했다. 거울 앞에 앉아 있을수록 거울이 미워졌고, 단점을 가릴 수 있는 옷을 입었다. 스스로 내 머릿속에 불행의 씨앗을 심었다는 걸 그땐 몰랐다. 계속 미워하며 씨앗에 물을 준다면, 씨앗은 자라게 된다. 이제 나는 좋지 않은 것을 발견하면 그걸 그냥 받아들이거나 인정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바꾸거나 체육관에 가서 그 부위를 운동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여성이 운동 성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아 좌절한다. 하지만 활동적, 의식적으로 자신을 위해 좋은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게 더 중요할까?

=그렇다. 그것 역시 당신이 심는 씨앗이다. 당신이 원하는 식물이 되도록 키우고, 양분을 주는 것이다. 나는 엉덩이에 주름이, 배에는 불룩한 부분이 있지만, 그 안에 내 직관력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직관력은 형태와 목적을 가져야 한다. ‘내 정신을 체형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모습일까?’로 되돌아가는 이야기다. 나는 밝게 살고 있고, 충만한 삶을 살고 싶다. 이제는, 삶을 즐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몸에 불룩한 부분도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됐다.

 

* 허프포스트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여성 #라이프스타일 #다이어트 #운동 #탈코르셋 #체중 #용기 #여성 몸매 #마른 몸매 #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