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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재가 포기할 정도로 거침없고 유쾌한 최용수의 '어록' 7

선을 넘을 듯 하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는 발언을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전하고 있다.

  • 김현유
  • 입력 2018.08.24 15:20
  • 수정 2018.08.24 17:23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8강에 진출했다. 이 가운데 SBS에서 조별예선 최종전과 16강전 해설을 맡은 최용수 전 서울FC 감독이 여태껏 세상에 없던 축구 해설을 보여줘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최 전 감독은 해설석에 앉아 선을 넘을 듯 하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발언을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로 전하고 있는데, 그것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동시에 경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반응이 좋다.

최용수 전 감독과 배성재 SBS 아나운서. 
최용수 전 감독과 배성재 SBS 아나운서.  ⓒ뉴스1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E조 조별리그 최종전 그리고 23일 이란과의 16강전에서 나온 그의 어록을 모아봤다.

1. ”제가 존경하는 황선홍 선배의 슈팅을 보는 것 같습니다”

20일 키르기스스탄전 전반 28분, 황인범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자 최 전 감독이 한 말이다.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황선홍 당시 국가대표 선수가 골 찬스를 놓쳤던 것을 언급한 것. 그러나 곧바로 최 전 감독은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2. ”아, 레프리 정말 마음에 안 드네요.”

전반 추가시간이 채 마무리되기도 전에 주심이 종료 휘슬을 불자 한 말이다. 보통 해설이 심판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드문 일이긴 하다.

3. ”옛날 미국전 저를 보는 것 같네요.”

ⓒ뉴스1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미국전에서 당시 국가대표 선수였던 최용수는 골포스트를 넘기는 슛으로 득점 찬스를 놓쳤다. 이는 최 전 감독의 커리어에서 ‘흑역사’로 남은 사건이었다. 그러나 최 전 감독은 후반 18분 김진야의 크로스를 받은 황희찬이 골대를 넘기는 슛으로 찬스를 놓치자 이같이 말하며 유쾌한 셀프 디스를 선보였다.

4. ”제가 존경하는 최강희 감독님도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머리카락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최강희 감독. 2015. 10. 17. 
최강희 감독. 2015. 10. 17.  ⓒ뉴스1
최강희 감독. 2017. 9. 24. 
최강희 감독. 2017. 9. 24.  ⓒ뉴스1
최강희 감독. 2018. 2. 13. 
최강희 감독. 2018. 2. 13.  ⓒ뉴스1

월드컵 때부터 변함없던 골키퍼 조현우의 헤어스타일은 23일 이란과의 경기 중에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이를 본 최 전 감독은 갑자기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을 소환했다. 뜬금없는 소환에 ‘존경받는’ 당사자들의 마음은 어땠을지 모르겠으나, 지루할 수 있는 타이밍마다 터져 나오는 지인 소환은 시청자들에겐 큰 웃음을 안겼다.

5. ”공이 이상하네요”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이 드리블 도중 공을 놓치자 최 전 감독이 한 말이다. 배성재 캐스터는 당황하며 ”공인구인데 무슨 말씀이시냐”고 되물었고 최 전 감독은 ”손흥민은 완벽하다. 공이 이상할 수 있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6. ”저런 심판은 월드컵에 못 갑니다”

경기 후반 황의조에 역습 찬스가 왔다. 황의조는 이란 선수와 볼 다툼을 벌였는데, 돌연 심판은 파울을 선언했다. 역습 흐름은 자연스럽게 끊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최 전 감독은 분노하며 ”저게 무슨 파울이냐, 정상적인 몸싸움”이라며 ”저런 심판은 월드컵에 못 간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배 캐스터는 당황하며 ”제가 수습 전문인데 수습을 못 하겠다”며 포기를 선언했다.

7.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란전을 행복한 승리로 마무리한 뒤, 배 캐스터는 최 전 감독에 황 전 감독과 불화가 생기진 않았느냐고 질문했다. 키르기스스탄전 당시의 발언에 걱정이 됐던 모양. 이에 최 전 감독은 ”출국하기 전에 만났다. 제가 해설로 나오는 게 걱정됐던지 물회를 사 줬다”라며 ”소주 한 잔 했는데,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

앞서 키르기스스탄전 후 황 전 감독은 최 전 감독에 연락해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리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최 전 감독은 지독한 경상도 사투리에도 불구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을 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현역 시절 뛰어난 실력의 스트라이커였던 점은 물론, K리그 우승·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중국 슈퍼리그 준우승 등 지도자로서의 커리어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최 전 감독의 해설을 더 듣기 위해서라도 아시안게임 우승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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