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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학생들에게 말해야 하는가?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모든 교사들이 여기엔 동의할 수 있길 바란다.

ⓒferrantraite via Getty Images

10년 전에 고등학교에서 역사, 정부, 저널리즘에 대해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정치적으로 중립으로 보이기 위해 애썼다. 나는 미국의 두 주요 정당 중 한쪽 소속이지만, 내 성향을 통제하고 학생들이 옳고 그름, 공정함과 부당함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나는 그러길 바랐다) 읽을 거리를 고른다는데 자부심을 가졌다.

정치적 스펙트럼의 양끝에 있는 사람들은 반대측의 교사가 학생들에게 편파적인 영향을 준다고 지적하곤 한다. 나는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조차 내 정치적 성향을 밝히기를 꺼려왔다. 지적 우월감 때문도, 좌절을 불러일으키기 위함도 아니었다. 세뇌와 편견 주입이라는 비난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학생들은 내가 학생들의 지적 성숙함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사실은 정반대였다. 젊은이들의 마음을 새로운 생각에 노출시키는 게 나의 일이다. 나는 학생들의 지적 성숙함을 굉장히 존중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무엇을 지지하거나 믿을지에 대해 뜻밖의 영향을 주지 않도록 굉장히 애를 썼다.

2학년, 3학년 학생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2015년에 했던 대선 출마 선언 연설에 대한 역겨움을 표현할 때까지는 나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확신을 갖고 있었다. 학생들은 이 연설이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을 부추긴다고 내게 말했다. 선거 운동 기간에 자주 인용되었던, 특히 심했던 부분을 지적한 학생들도 몇 있었다. “멕시코는 멕시코에서 제일 좋은 사람들을 미국에 보내지 않는다. … 그들은 마약을 가지고 온다. 범죄를 가지고 온다. 그들은 강간범들이다. 일부는 좋은 사람들일 거라 생각한다.”

나는 궁금해졌다. 침묵과 중립을 지킨 나의 행동을 학생들은 무관심, 혹은 트럼프의 시각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였을까? 학생들이 자신의 교사로서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 그로 인해 달라졌을까?

트럼프 당선 이후, 내가 맡은 교실에서 이런 대화는 더 잦아졌으며 시급함도 커졌다. 언론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2017년 2월에 트럼프가 쓴 한 트윗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가짜 뉴스 미디어 (실패하고 있는 @nytimes, @NBCNews, @ABC, @CBS, @CNN)은 내 적이 아니라 미국인들의 적이다!”라는 트윗이었다.

나는 양심상 입을 닫고 있을 수 없을 때가 아니면 정치에 대한 내 생각을 숨기는 게 좋다고 믿어왔다. 트럼프의 발언은 내가 생각한 선을 계속해서 넘었고, 에이브러햄 링컨의 말처럼 “항거하는 게 임무인데 침묵을 지키는 것은 죄다.”

학생들이 내 생각을 물었고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그러나 집단적 업신여김을 쏟아내는 대신, 나는 어떤 사람들이 왜 다르게 느끼고 있는지 살펴보길 권했다.

내 개인적 시각을 밝히고 나자 갈등이 찾아왔다. 내가 매사추세츠가 아닌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교사였다면, 대통령의 행동을 비난하는 나를 못마땅해 하는 학생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음 한 편으로는 그러한 내 시각에 도전하는 학생들 역시 정당화될 수 있을 거라고 느낀다. 최근 내 멘토는 “한 교사의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감각은 곧 다른 교사가 보는 ‘무책임한 사법 적극주의’에 대한 감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개학을 앞둔 지금, 미국 전역의 교육자들은 이런 질문을 마주하고 있다. 트럼프 시대에, 교사들은 자신의 정치적 시각을 밝히지 말아야 할까, 지금의 정치적 분열 상황에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할까?

전설적인 뮤지션 밥 딜런이 1964년에 냈던 앨범 제목은 ‘시대가 변하고 있다’(The times, they are a-changin’)였다. 바로 그 다음 해에 미시간 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는 최초의 ‘토론회’가 열렸다. 교수들은 학생들과 함께 반전(反戰) 세미나를 열었고, 교사들의 이러한 정치적 활동은 전국 대학 캠퍼스로 퍼져나갔다.

오늘날의 교사와 교수들이 트럼프의 특정 정책에 대해 반대 시위를 열거나 공개적 지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학생들의 나이를 불문하고, 교육자들은 교실에서 정치적 토론을 어떻게 열지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내가 특정 사안에 대한 개인적 시각을 공개하든 말든, 내 가장 큰 관심사는 학생들과 함께 생산적인 학습 환경을 확립하고, 학생들이 지닌 관심사를 경청하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빚어나가는 것을 돕는데 있어야 한다.

교사는 정치적 의견을 밝힐지를 정하기 전에 학생을 그저 학습자가 아닌 한 개인으로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어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에게라도 대통령의 이민 관련 발언을 지지한다는 말을 하라고는 권하지 않겠다. 둔감한 행동이 될 것이며, 라틴계 학생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또한 학문적 가치도 없다. 그러나 불법 이민이든 아니든 간에 이민에 찬성 또는 반대하는 정책들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유익하다.

올해에는 당파에 치우친 농담을 하거나 옮기지 않고, 정치 쪽에 밝은 학생들이 알아들을 법한 즉흥적 발언 역시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러나 교실에서 정치를 다루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 역시 도입할 것이다. 다른 교육자들에게도 이를 고려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실은 가벼운 부정직함의 일종인 ‘중립적으로 보이는’ 것 대신, 우리의 편견을 공개적으로 인정해 보자. 표현하고, 우리가 왜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우리가 무엇을 불편하다고 느끼는지 명확히 말하고, 상대의 주장을 최대한 잘 해석해보자. 학생들이 자신의 믿음을 관찰하고, 자신의 편견을 검토하고, 더 높은 단계의 이해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정치적 성향을 막론하고 모든 교사들이 여기엔 동의할 수 있길 바란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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