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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사' 코언이 혐의를 인정했다. 트럼프가 난처해졌다.

트럼프의 모든 걸 알고 있는 인물.

  • 허완
  • 입력 2018.08.22 15:33
ⓒMike Segar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이자 개인적 해결사 ‘집사’였던 마이클 코언(51)이 21일 자신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2016년 대선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시인했다.

코언은 당시 “연방 공직 후보자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으로 일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물론 트럼프를 지칭한다. 코언은 탈세 5건, 불법 선거 기부금 관련 2건, 위증 1건에 대해 혐의를 인정했다.

이건 폭탄선언이다. 그동안 코언은 트럼프의 비밀을 지키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코언의 이번 진술을 통해 두 사람이 2016년 대선 결과에 불법적으로 영향을 주기 위해 공모했음이 드러났다. 또한 같은 날에 트럼프 대선캠프 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의 혐의 8건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으며, 매너포트는 여생을 감옥에서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혐의들이며, 오랫동안 지속된 거짓말과 부정직함의 패턴을 반영한다.” 뉴욕남부검찰의 로버트 쿠자미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코언이 검찰과 양형 거래(플리 바기닝)를 했다는 기사가 여러 언론을 통해 나온지 얼마 안 돼 나온 발표였다.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이 거래는 코언이 트럼프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 여성들에게 트럼프를 대신 지급한 돈에 대한 것이다.

코언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트럼프와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 사이의 공방의 중심에 있다. 포르노 배우였던 대니얼스는 2006년에 트럼프와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한다. 대니얼스의 변호사 마이클 아베나티는 지난달 트럼프 측이 선거를 앞두고 다른 여성들 3명에게도 돈을 주었다고 주장했다. 쿠자미는 코언에 대한 혐의는 이중 두 여성에게 준 돈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으나 여성들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코언은 이 여성들이 해당 후보와 선거캠프에 “해를 입힐”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쿠자미는 말했다.

대니얼스는 코언의 증언에 대한 반응으로 보이는 트윗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에 의문을 품어온 이들에게 공격을 날렸다.

이젠 내 말 믿겠니?! # teamstormy

 

코언은 2017년에 트럼프의 어느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입막음 돈을 메꾸려 했다고 쿠자미는 밝혔다.

지난 주말 NYT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검사들이 코언 일가의 택시 사업과 관련된 은행 및 세금 사기 혐의에 초점을 맞춰왔다고 보도했다. 코언이 자산 가치를 부풀려 뉴욕 지역의 은행 두 곳에서 2000만 달러를 부당 대출받은 것이 아닌지 수사 중이었다고 한다. 코언이 택시 사업의 수입을 국세청에 신고했는지 여부도 살폈다.

쿠자미 검사는 코언이 지난 5년 동안 4300만 달러의 수입을 신고하지 않았으며, 50만 달러 주택담보 대출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1400만 달러의 부채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언의 변호인은 뉴욕 연방 검사들이 2016년 대선의 러시아 개입을 조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가 건네준 증거를 바탕으로 코언을 수사하고 있다고 4월에 밝힌 바 있다.

코언은 얼마 전부터 기소를 예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와의 관계도 악화되고 있어, 법적 수렁에 빠진 코언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검사들에게 협조해야 할 수도 있다.

코언의 변호인 래니 데이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관된 범죄에서 자신의 의뢰인이 혼자 죄를 뒤집어써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여성들에게 입막음용) 자금을 건넨 코언의 행동이 범죄라면, 왜 대통령의 행동은 범죄가 아니겠는가?” 

 

FBI는 4월 9일에 코언의 뉴욕 자택, 사무실, 호텔 방을 수색해 휴대 전화, 태블릿, 랩탑, 금고에서 녹음 자료와 정보를 압수했다. 검사들은 코언의 이메일 상당수를 이미 입수했다고 한다.

FBI가 코언의 소유물들을 압수한 뒤(검찰이 충분한 단서 없이 현직 변호사를 압수수색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코언의 개인 사업 관련 수사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언의 은행 사기, 텔레뱅킹 금융 사기, 선거자금 규정 위반에 대한 증거 수색이라고 보도했다. 압수된 정보 중에서는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준 입막음 돈 13만 달러에 관련된 것도 있었다고 전해졌다.

코언은 트럼프의 충직한 ‘해결사’로 알려졌다. 리얼리티 TV 스타이던 트럼프의 대선 출마 선언 후 불거져 나온 스캔들을 수습한 인물이기도 했다. “나는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보호하는 사람이다. 나는 대통령 대신 총알이라도 맞을 사람이다.” 코언이 지난해 배니티페어에 한 말이다.

트럼프는 FBI의 코언 수사에 격분하며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 유지 특권은 죽었다! 완전히 마녀 사냥이다!!!”라고 트윗했다

ⓒEduardo Munoz / Reuters

 

그러나 코언과 트럼프가 트럼프와 불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다른 여성 캐런 맥두걸의 입을 막을 방법을 의논하는 녹음 테이프를 검찰이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와 코언 사이의 관계는 흔들렸다. 코언은 대화를 테이프로 녹음하고 디지털화하여 저장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트럼프와의 대화도 녹음되었는지는 그 전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CNN은 7월에 맥두걸 관련 녹음을 공개했다. WP는 검찰이 확보한 이런 파일들이 최대 100개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코언이 대통령 대신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기로 생각을 바꾼 터라 이제 코언이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트럼프와 이번 정권에 해를 입힐 수 있는 정보를 누출할지도 모른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트럼프는 반격에 나섰다. 새로 뽑은 개인 변호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케이블 채널에 출연해 코언의 평판이 좋지 않다고 공격하며, 코언은 ‘병적으로 남을 조종하는 사람’이고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것 자체를 계속해서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니얼스에게 지급된 돈의 행적은 전적으로 합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선거 자금법은 기업이 후보에게 직접 돈을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개인은 2700달러 이상을 기부할 수 없다. 대니얼스에게 준 13만 달러가 이 법을 어겼는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태다.

올해 대니얼스가 침묵의 대가로 거액을 받았다고 밝히자, 코언은 대니얼스에게 돈을 주었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나 ‘트럼프그룹’에서 그 돈을 메꿔주지 않았다고 코언은 주장했으나,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돈을 주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Leah Millis / Reuters

 

한편 이 돈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은 계속 달라졌다. 트럼프는 FBI 수사 며칠 전이던 4월초에 대니얼스에게 돈을 주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에어포스원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개인적으로 코언에게 매달 3만5000달러를 주어 그 돈을 메꿔주었다는 한 달 뒤 줄리아니의 발언은 트럼프의 예전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줄리아니는 선거 직후부터 돈을 주기 시작해 총 46만 달러가 지급되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코언은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 올리가르히 기업과 관계가 있는 미국의 투자회사 ‘콜럼버스 노바(Columbus Nova)’로부터도 돈을 받고 있었다. 콜럼버스 노바는 코언과 관계가 있음을 인정했지만 코언을 고용한 것과 올리가르히인 억만장자 빅토르 벡셀베르크 사이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CNN은 뮬러가 이 돈에 대해 벡셀베르크를 조사했다고 보도했다. 벡셀베르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주 가깝다.

대니얼스의 변호사 마이클 아베나티와 여러 언론에 의하면 콜럼버스 노바는 코언에게 50만 달러 정도를 지급했다. 아베나티는 이 돈이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준 13만 달러에 대한 “변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Leah Millis / Reuters

 

러시아의 미국 대선에 대한 전체 그림은 아직 다 드러나지 않았다.

코언은 러시아와 다른 경로들로도 관계를 맺고 있어 의문이 더 생긴다. 코언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대신해 모스크바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푸틴의 대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공모에 대해 전직 영국 정보요원 크리스토퍼 스틸이 작성한 악명높은 ‘스틸 문건’에서도 코언이 언급된다. 코언이 2016년 대선 몇 달 전에 프라하에서 러시아측과 만났다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코언은 프라하에 가지 않았다고 격렬히 부인해 왔다.

코언의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 간에, 옳은 일을 하겠다는 코언의 의지는 굳다고 코언의 변호인 래니 데이비스는 주장한다.

코언은 “인생의 한 중요 시점을 지나쳤다. 이제 그는 진실을 말하는데 헌신하려 한다.”는 것이 데이비스의 7월 발언이었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Michael Cohen Says Trump Ordered Him To Illegally Interfere In Electio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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