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페이스북이 여론조작 벌인 '가짜계정'을 대거 삭제했다

이란과 러시아 정부가 '배후'로 지목됐다.

  • 허완
  • 입력 2018.08.22 12:16
  • 수정 2018.08.22 12:18
ⓒNurPhoto via Getty Image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세계 곳곳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려온 페이지와 그룹, 개인 계정들이 대거 삭제됐다고 페이스북이 2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이란 관영 언론사들과 연계되어 있었으며, 일부는 러시아 정보당국에 의해 벌어진 ‘여론조작’ 작전의 일부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여론 조작 시도는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의 광범위한 이용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나타났다. 

ⓒFacebook

  

이란의 여론조작

페이스북은 이날 발표한 자료에서 중동, 라틴 아메리카, 영국, 미국 이용자들을 겨냥한 ”가짜 활동”을 벌인 페이지, 그룹, 개인 등 모두 652개 계정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하나는 ‘리버티 프론트 프레스(Liberty Front Press)’라는 이름의 페이지였다. 페이스북은 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가 넘겨준 정보에 따라 내부 조사에 착수한 끝에 이 페이지를 중심으로 개설된 네트워크가 이란 국영방송사와 연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웹사이트 등록정보, IP주소, 관리자 등의 정보를 종합한 결과다.

일례로 이 네트워크에 속해있는 ‘Quest 4 Truth’라는 이름의 페이지는 겉으로는 독립 미디어 단체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이란 국영 영어뉴스 방송사인 프레스TV와 연계되어 있었다는 게 페이스북의 설명이다. 

적발된 페이지들은 중동은 물론 영국, 미국, 라틴아메리카 등에 초점을 맞춘 정치적 콘텐츠를 퍼뜨려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나 ‘시민단체’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이란 정부가 주도한 여론 조작이었다는 얘기다.

이들은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에 광고비로 6000달러를 지출했으며, 올해 8월까지도 광고를 집행해왔다고 페이스북은 밝혔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여론조작' 포스트들.
페이스북이 공개한 '여론조작' 포스트들. ⓒFacebook
ⓒFacebook
ⓒFacebook

 

페이스북은 또 이들과 연계된 또다른 계정들이 언론사를 가장해 활동했으며, 이용자들의 계정을 해킹하고 악성소프트웨어를 퍼뜨리려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시도는 사전에 파악돼 차단됐다고 페이스북은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아랍 및 페르시아 지역에서 중동 정치에 관련된 콘텐츠를 퍼뜨린 계정들도 적발됐다. 이들은 뿐만 아니라 영어로 된 영국 및 미국 정치 콘텐츠도 확산시켰다.

파이어아이에 따르면, 이들이 퍼뜨린 콘텐츠는 반(反)사우디, 반(反)이스라엘, 친(親)팔레스타인 성향이었다. 또 이란에 유리한, 미국의 특정 정책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페이스북은 확보된 정보를 미국, 영국 정부 당국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가 시행중인 이란 제재에 맞춰 광고 집행 등을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위정보 확산 사례들을 연구해 온 뉴놀리지의 르네 디레스타 연구원은 이란이 여론조작에 가담했다는 발표가 ”소셜미디어 생태계가 다양한 적들에 의한 조작에 취약하며 사람들을 전 세계인들을 호도하기 위한 악성 내러티브가 퍼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현재 진행중인 정보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러시아, 어게인

이란의 여론조작과는 별도로 페이스북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 군 정보기관을 배후로 꼽았던 집단이 운영한 페이지, 그룹 계정을 삭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이전에 발견해 차단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 적발된 의심스러운 활동들은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정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러시아와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친화적인 콘텐츠를 퍼뜨려왔던 ‘인사이드 시리아 미디어 센터’라는 페이지와 이번에 적발된 계정들이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페이스북의 결론이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 계정들이 미국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볼 만한 활동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여론 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32건의 페이지, 개인 계정을 삭제한 바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배후로 러시아를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이전에 파악된 러시아 정보기관의 수법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발표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특히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대선에서 나타난 온라인상 여론조작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다음달 5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잭 도시 트위터 CEO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의 임원들이 출석한 가운데 이 문제를 집중 질의할 계획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러시아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이란 #여론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