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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발언자일지라도 소셜미디어 계정을 금지시키려는 여론은 우려스럽다

극우파의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진보 세력들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

  • 김도훈
  • 입력 2018.08.21 14:20
  • 수정 2018.08.21 14:34
ⓒNurPhoto via Getty Images

음모이론을 퍼뜨리는 ‘인포워스’의 호스트 알렉스 존스의 소셜 미디어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진보 세력들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이 밝혔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기업은 증오 발언 정책 위반을 이유로 존스의 계정과 라디오 쇼를 삭제했다. 그러나 ACLU의 발언, 프라이버시, 테크놀로지 프로젝트 국장 벤 위즈너는 이것이 위험한 전례로 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민간 단체인 이 사이트들은 존스의 계정을 허가할 것인지를 정할 헌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증오 발언 정책으로 개인이 금지 당할 수 있을지를 정하는 것은 ‘오용 및 남용’될 수 있다고 위즈너가 8월 20일에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예를 들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무엇이 증오 발언인지 정한다면, 그는 KKK보다는 [블랙 라이브스 매터가] 더 증오에 가깝다고 생각할 것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용어이다.” 위즈너의 말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플랫폼들에 대해서도 나는 같은 우려를 품고 있다. 정부는 최소한 오직 공익만을 위하여 행동하도록 되어있는 곳이기는 하다. 그러나 플랫폼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에 기반해 이런 결정을 내린다. 논란을 피하는 게 그들의 이익에 부합할지는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발언 플랫폼이 논란을 피하기를 우리는 바라는가?”

존스를 비판하는 사람들이라면 특정 상황에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답할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그 어떤 사람도 존스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떨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애틀란타의 활동가이자 변호사인 아노아 창가가 이번 달에 허프포스트에 기고한 글이다.

ⓒERIC BARADAT via Getty Images

창가는 존스의 금지에 반대하는 언론의 자유 절대론자들은 발언이 “모든 주제에 대해, 플랫폼 상에서 모두에 대해 평등하게 지원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존스 금지에 대한 반대는 언론의 자유를 위한, 모두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백인 우월주의와 권력의 유지 및 지속을 위한 것이다. 거짓을 퍼뜨리고, 증오를 악화시키고, 헛소리를 팔면서 말도 안 되는 거액을 벌어들이는 존스의 능력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책임은 지지 않는, 증오에 찬 사기꾼이 될 절대적인 권리 따위는 없다.”

그러나 위즈너는 플랫폼 사용 금지와 같은 ‘우려스러운’ 방법 말고도 증오 발언에 맞서 싸우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용약관에 어긋나는 개별 포스트를 삭제하거나 노출 우선순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 플랫폼이 불쾌한 발언의 영향을 최소화하려 할 경우 완전한 검열에는 미치지 않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할 수 있다.”

페이스북, 애플, 유튜브, 스포티파이는 존스와 ‘인포워스’를 쫓아냈지만 트위터는 이른바 알트 라이트라는 세력의 아이콘인 존스에게 훨씬 덜 가혹한 제한을 가했다.

트위터의 잭 도시 CEO는 존스가 폭력을 선동해 트위터의 규칙을 어겼을 때 계정 영구 삭제가 아닌 사용 일주일 금지 처분을 내려 반발을 샀다. 트위터가 자체 약관 시행을 무계획적으로 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었다.

존스는 미국 민주주의의 기능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잘못된 정보를 유포했기 때문에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금지 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활동가들도 있다. 그러나 트위터가 ‘좌파 성향’이라고 말한 도시는 8월 18일 CNN 인터뷰에서 트위터는 “진실의 결정권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위즈너는 그 시각에 “공감한다”고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무엇이 가짜인지 누가 결정해야 하는가? … 객관적으로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플랫폼들이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결정권자가 되려 한다면, 머지 않아 모두에게 무언가 불평할 거리가 생길 것이다.”

“미국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봐야 하고 보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주체가 주주들에게 해명하고 손익에 신경써야 하는 기업들이길 우리는 정말로 바라는가? 우리가 지금 요구하는 게 바로 그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8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ACLU의 회원수는 급증했다. ACLU가 대의명분을 가리지 않고 트럼프 정권에 맞서 싸우려 하는 진보의 횃불이라고 본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ACLU가 “역사적으로 언론의 자유의 수호자 역할을 해왔고, 우리가 경멸하는 사람들의 발언권조차 지켰다”는 것을 신규 회원들은 모를 수도 있다고 위즈너는 말했다. 위즈너는 작년 여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시위를 열 권리를 ACLU가 옹호하여 반발을 샀던 것을 지적한다. 당시 한 시위자가 차를 몰고 시위 반대 군중에게 돌진하여 사망자가 한 명 발생했다.

“우리는 어떤 발언이 우리에게 좋은지에 대한 결정권을 정부에 맡기는 것을 늘 의심스럽게 생각해 왔다. 난잡하고 요란한 발언의 시장에서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생각들이 우세할 거라는 믿음을 우리는 늘 가져왔다.”

“샬러츠빌 사건 후 1년이 지난 지금을 보면 알트 라이트는 줄어들었고 소외되었다. 그들에 대한 성공적이고 용감한 반론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검열을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하든 제프 세션스가 하든, 강해진 검열 권한이 나중에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진보 세력들은 근시안적이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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