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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히스패닉계 국경순찰대원의 "완벽한 영어"를 칭찬했다

'피부색'과 '미국인'에 대한 트럼프의 사고방식.

  • 허완
  • 입력 2018.08.21 10:50
  • 수정 2018.08.21 11:18
ⓒKevin Lamarque / Reuter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 도중 한 히스패닉계 미국인 국경순찰대원을 소개하며 그의 ”완벽한 영어”를 칭찬했다.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이민당국 관계자들을 불러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민세관집행국(ICE)과 관세국경보호청(CBP) 요원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연설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텍사스주 러레이도에서 불법이민자 78명을 체포하는 ‘성과’를 낸 국경순찰대원을 언급하며 그를 연단으로 불러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아드리안, 이쪽으로 나와보세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체포를)... 나와보세요. 나와 보세요. 긴장하신 건 아니죠?”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청중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덧붙였다. ”(그는) 완벽한 영어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연단으로 불려나온 그가 너무 긴장하지 않도록 그를 격려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의 ‘영어 실력’을 소재로 삼은 건 적절하지 않아보인다. 

CNN은 아드리안 안잘두아라는 이름의 이 대원이 미국 연방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이상했다”고 전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백인이 아닌 미국인을 미국인으로 여기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대통령에게서 나온 거만한 인종주의”로 비춰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피부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한 한국계 미국인이 얽힌 일화도 있다.

올해 초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당국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계 미국인으로부터 브리핑을 받던 도중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다.

그가 ‘뉴욕‘이라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같은 질문을 반복했고, 이 공무원이 ‘(뉴욕) 맨해튼’ 출신이라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같은 사람들(your people)”이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었다.

그가 자신의 부모가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이 아름다운 한국 여성”이 왜 북핵 협상에 관여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가 미국에서 태어났고, 미국 국적을 가졌으며,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그를 ‘한국인’으로 지칭한 것이다.

그 누구도 트럼프를 소개하며 ”그는 완벽한 영어를 합니다”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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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백악관 #인종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