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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터스'에서 일하던 일본계 여성이 백인 가족에게 당한 모욕은 한국 사람에게도 익숙하다

아주 익숙한 광경이다

  • 박세회
  • 입력 2018.08.20 11:09
  • 수정 2018.08.20 11:50
ⓒFacebook via weareresonatecom

아직도 미국 텍사스에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들이 사는 모양이다.

텍사스주 위치토폴스에 사는 22세의 엘리나 블랙스톡 씨는 ‘후터스‘에서 일한다. 핫윙, 타코, 버거 등 아메리칸 스타일의 요리를 주로 파는 이 체인점은 치어리더 콘셉트로 유명하다. 서버들이 짧은 바지에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근무하는데 이들을 ‘후터스 걸’이라 부른다.

허프포스트 US에 따르면 블랙스톡의 꿈은 ‘후터스 걸’이 되는 거였다. 도쿄에 살던 시절부터 후터스 걸을 꿈꾸던 블랙스톡은 2년 전 위치토폴스에 후터스 지점이 문을 열자 그 꿈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 12일(현지시간) 그녀의 꿈은 색이 바랬다. 한 고객이 쓴 무례한 메모 때문이었다. 70 달러어치를 계산하고 그녀에게 팁을 70센트만 낸 한 가족 손님의 영수증에는 ”다른 직업을 구해라”라고 쓰여 있었다. 그 옆에는 ‘jandice’라는 단어가 있었다. ‘황달’(jaundice)의 오타가 확실해 보였다. 팁이 70 센트라는 점 역시 모욕일 수 있다. 보통 팁은 영수 금액의 15~20%가량을 낸다. 70센트면 70달러의 1%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다른 직업 구해라. 빌어먹을 황달아” 라고 쓰여 있다. 

블랙스톡은 ”‘황달’이 뭔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건 아시아 사람을 모욕하는 인종차별적인 단어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이어 그녀는 ”내가 관심 받으려고 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피해자 행세를 그만두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라며 ”사람들은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고 밝혔다.

지역 매체인 ‘타임스레코드뉴스’는 블랙스톡이 자신을 모욕한 가족이 조부모와 부모 그리고 손주가 함께 온 백인 가족이라면서도 ”백인 가족인 건 상관없다. 흑인이든 히스패닉이든 이건 인종 차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후터스는 그녀의 편에 섰다. 타임스레코드뉴스는 블랙스톡에게 후터스의  CEO인 테리 마크스가 전화를 걸어 우려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후터스 쪽은 직후 ”우리는 손님이 엘리나를 지칭하는 모욕적인 단어를 쓰고 공격적인 노트를 남겼다는 이야기에 심려를 표합니다”라며 ”이런 행태가 아직 존재한다는 데 큰 슬픔을 느낍니다. 해당 고객의 후터스 출입을 금합니다”라는 성명을 냈다. 

현재 그녀의 페이스북 계정은 접근이 막혀있다. 블랙스톡은 후터스에 돌아가지도, 서버 일을 하지도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류의 인종차별은 미국에서 사는 한국계에게도 매우 흔한 일이다. 지난 5월 초에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에서 한 백인 여성 운전자가 한국계 미 공군 예비군인 제임스 안을 향해 손가락으로 눈을 찢어 보이며 ”여긴 X발 당신네 나라가 아니야(This is not your fucking country)”라고 모욕하는 장면이 페이스북에 올라온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버클리 시의 한국인 유학생이 스타벅스에서 한국계 튜터에게 영어 수업을 받다가 옆자리에 앉은 백인 여성으로부터 ”여긴 미국이에요. 영어만 쓰세요”라는 말을 들었다. 당시 이 여성이 ”난 당신이 쓰는 외국어가 듣기 싫다고요. 당신의 언어가 역겨워요”라고 말하는 장면이 페이스북 영상을 타고 널리 번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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