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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7일 13시 41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17일 13시 41분 KST

마돈나, 환갑을 맞다: 마돈나는 추억의 80년대 가수가 아니다. 언제나 큰 파장을 일으켜왔다

60대에 접어들어서도 마돈나는 얌전해질 생각은 없어 보인다.

Kevin Mazur via Getty Images

‘퀸 오브 팝’ 마돈나가 이제 환갑을 맞이했다. 팬들과 여러 미디어에겐 마돈나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기회이고, 우리는 마돈나가 대중 문화 안팎에 미친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될 것이다.

음악계에 처음 등장했던 초기 시절, 1980년대에 불러일으켰던 논란, MTV에 데뷔하자마자 쏟아졌던 세계적 유명세를 다룬 방식에 대한 기억들을 나눌 것이다.

섹슈얼리티와 종교를 섞은 도발적인 테마를 만들었던 점, 1990년대 초반에 경계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추구했던 점, 현재의 여성 뮤지션들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보다 개방적이고 솔직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것이다.

그리고 보다 ‘진지한’ 대화가 이어질 것이다. 마돈나의 작품 중 평이 좋았던 ‘Ray Of Light’와 ‘American Life’를 분석할 것이다. 요즘 평론가들은 이런 앨범들이 저평가 받았다고 강조하겠지만, 사실은 두 앨범 모두 나오자마자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Graham Denholm via Getty Images

회상은 거기서 멈출 것이다. 실망스러울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들에게 있어 마돈나의 유산은 세기가 바뀐 직후에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마돈나는 작사 작곡, 레코딩, 프로듀싱을 멈춘 적이 없고, 문화적 영향을 주고 전세계의 담론을 빚는 역할을 계속해 왔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약 15년 전부터 마돈나를 괴롭혀 온 노인 차별이 진실을 가로막지 못하게 하자. 마돈나의 후기작들은 마돈나의 그 어떤 작품들 못지 않게 아티스트이자 여성인 마돈나의 본모습을 드러내주는 중요한 부분들이다.

올해로 발매 10주년을 맞았던 2008년작 ‘Hard Candy’를 보자. 마돈나가 이 앨범부터 트렌드 세팅이 아닌 트렌드 뒤쫓기를 시작했다는 시각이 많은데, 프로듀스를 맡은 저스틴 팀벌레이크, 퍼렐 윌리엄스, 팀발랜드의 입김이 강했음은 분명 사실이다. 하지만 마돈나의 정수 역시 많이 담겨있다. (‘4 Minutes’에서 ‘waiting’과 ‘hesitating’으로 라임을 맞춘 것만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Hard Candy’에서 음악보다도 먼저 당신을 반기는 앨범 아트워크부터 보자. 마돈나는 가죽 같아 보이는 레오타드를 입고 다리를 벌린 채 혀를 드러내고 있다. 복싱 챔피언 벨트를 차고 있다. 배경에는 캔디가 프린트되어 있다.

WARNER BROS

마돈나 본인이라면 이 사진은 “단단함과 달콤함의 병치”라고 말했겠지만, 진정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Erotica’와 ‘Justify My Love’, ‘Human Nature’의 마돈나는 여전히 건재하며, 2010년대를 앞두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달라질 것은 없다는 것이다.

“Say which flavour you like and I’ll have it for you, come on into my store I’ve got candy galore”(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말해봐, 나한텐 있을 테니, 내 가게로 들어와, 나한텐 캔디가 아주 많아)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첫 곡 ‘Candy Shop’부터 이 메시지는 더욱 분명해진다.

2절에는 “Don’t pretend you’re not hungry there’s plenty to eat”(배고프지 않은 척하지마 먹을 건 많아), “you’ll be begging for more”(더 달라고 애걸하게 될 거야), “my sugar is raw, sticky and sweet”(내 설탕은 날것이야, 끈적하고 달콤해), “I’ve got Turkish delight, baby, and so much more”(터키식 디저트도 있고 별 게 다 있어) 등의 가사가 나온다. (솔직히 마지막 가사는 10년 동안 고민해봤지만 우리도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자신의 나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마돈나는 언제나 간접적 화법의 달인이었다. 반항적 메시지는 여기서도 명백하다.

‘Give It 2 Me’와 ‘Heartbeat’ 같은 곡에서 이는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마돈나의 섹슈얼리티보다는 춤 실력에 대한 내용이긴 하다). 두 곡 모두 마돈나가 오랫동안 끈질기게 활동하고 있음을 빗댄 내용으로 가득하다. 클럽에 비유하고 있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가사의 실제 의미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Don’t stop me now, don’t need to catch my breath, I can go on and on and on. When the lights go down and there’s no one left I can go on and on and on.”(지금 날 멈추지 마, 숨을 고를 필요는 없어, 나는 계속할 수 있어. 불이 꺼지고 아무도 안 남아도 나는 계속할 수 있어.)

Tony Barson Archive via Getty Images

4년 뒤에 후속작 ‘MDNA’를 낼 때 마돈나의 위치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가이 리치와 이혼한 뒤였고, 일약 스타덤에 오른 레이디 가가 때문에 마돈나가 여전히 통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일었다. 팬들은 마돈나가 새 앨범보다는 혹평을 받은 영화 ‘위’에 더 집중했다는 보도 때문에 걱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DMNA’ 앨범 캠페인은 시작부터 성공적이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시청자를 기록했던 마돈나의 슈퍼볼 하프타임 쇼의 영향이 컸다. (경기 자체보다 시청률이 더 높았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을 10년째 들어왔던 가수로선 훌륭한 성과였다.) 마돈나가 얼마나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일깨워 준 쇼이기도 했다.

‘MDNA’는 ‘Like A Prayer’와 ‘Ray Of Light’ 이후 가장 솔직하고 고백적인 앨범이었다. 맹렬한 ‘I Don’t Give A’에서는 전남편을 풍자했다. 당시 가장 잘나가던 래퍼인 니키 미나즈가 이 곡에 참여해 “there’s only one queen, and that’s Madonna, bitch”(여왕은 하나 뿐이고 그건 마돈나야)라고 선언했다. 한편 수심과 사색을 담은 ‘I Fucked Up’과 ‘Best Friend’에서는 결별에 있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기도 했다.

‘MDNA’는 마돈나의 후기작 중 실험적인 곡들을 담고 있다. ‘I’m Addicted’의 넘실대는 비트, 강렬한 ‘Gang Bang’, 멜랑콜리한 발라드 ‘Falling Free’와 ‘Masterpiece’ 등이다. ‘Masterpiece’로 마돈나는 골든 글로브 상을 받았다.

싱글 ‘Girl Gone Wild’는 음악적으로 엄청난 혁신을 담지는 않았으나, 섹슈얼한 뮤직비디오는 마돈나가 늘 중심에 있어왔던 논란을 다시 일으켰다.

마돈나를 폄하하는 측은 대놓고 섹슈얼한 이미지를 아직도 뮤직 비디오에 사용하는 것을 비판했지만(데뷔 후 거의 내내 그래왔는데도), 팬들은 마돈나가 고의로 체제전복적인 자세를 취한다,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흥미로운 점을 짚는다고 지적했다.

Kevin Mazur via Getty Images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의 작업 중 아티스트로서의 마돈나를 가장 잘 보여준 것은 2015년작인 ‘Rebel Heart’다. 19곡이 담긴 비교적 긴 앨범이지만, 30년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으면서도 청자들과는 늘 적당히 거리를 유지했던 여성의 이제껏 보지 못했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첫 곡 ‘Living For Love’는 예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즐거운 댄스 비트와 가스펠 합창단이 등장하고, 마돈나는 희망에 차서 결별 때문에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 노래한다. 2015년 브릿 어워즈에서 마돈나가 쇼를 마무리하는 퍼포먼스 중 계단에서 떨어졌을 때 이 노래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평론가들은 이 사건을 두고 놀렸지만, 결과적으로 마돈나가 예나 지금이나 얼마나 프로페셔널한지를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되었다. 마돈나는 곡의 훅 가사처럼 “carrying on”(계속하며) 의기양양하게 퍼포먼스를 마쳤다.

마이크 타이슨의 허세 가득한 독백으로 시작하는 ‘Iconic’, 니키 미나즈가 또다시 참여한 싱글 ‘Bitch I’m Madonna’ 역시 자신만만하다. 자신의 이름을 보스다움을 나타내는 형용사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Kevork Djansezian via Getty Images

‘Rebel Heart’의 힘 중 절반은 마돈나를 스타로 만들어준, 또 스타의 자리를 지키게 해준 공식에서 나온다. 섹슈얼리티와 종교를 섞은 ‘Holy Water’, 이중적 의미를 담은 ‘Body Shop’, 대놓고 뻔뻔스러운 ‘S.E.X.’ 등이다. 그러나 이 앨범이 가장 빛나는 지점은 마돈나가 가장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이다.

마돈나의 작품 중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Ray Of Light’, ‘Like A Prayer’, ‘American Life’는 마돈나가 자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 어머니의 죽음, 개인적 관계의 끝, 자기 주위 세계에 대한 두려움 등을 노래했기 때문에 큰 인기를 얻었다.

‘Bitch I’m Madonna’과 ‘Iconic’ 사이에 위치한 ‘Joan Of Arc’에서 마돈나는 자신이 늘 보기처럼 터프하지는 않음을 인정하며, 자신이 대중적 페르소나와 셀러브리티 지위에 어떻게 접근하는지를 슬쩍 보여준다.

“Each time they write a hateful word, dragging my soul into the dirt, I wanna die, I never admit it, but it hurts.”(그들이 증오에 찬 말을 쓰고 내 영혼을 흙 속에 끌어넣을 때마다 나는 죽고 싶어, 절대 인정하지 않지만, 마음이 아파.”라는 가사가 담겨있다.

타이틀 곡 ‘Rebel Heart’에서도 마돈나는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돌아보고 있다. 지금의 자신이 있게 한 결정들을 되돌아보며,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인정한다.

Zak Kaczmarek via Getty Images

마돈나가 60세라는 중요한 나이에 이른 지금에 와서 마돈나가 더 이상 음악적 아젠다를 설정하는 존재가 아니라며 평가절하하기란 쉬운 일이지만, 그건 우리 시대의 가장 짜릿하고 중요한 스타에게 못할 짓을 하는 셈이다.

사람들이 좀 더 마음을 연다면 지난 10년 동안 마돈나는 그전과 마찬가지로 경계를 허물고, 터부를 깨고, 오직 마돈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파장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마돈나는 올해 안에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리스본에서의 생활에 큰 영향을 받은 앨범임을 최근 밝혔다. 60대에 접어들어서도 마돈나는 얌전해질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랫동안 다스리소서.

*허프포스트uk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