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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슬림 100만명 비밀수용소 억류는 어떻게 세상에 드러났나

위구르족들은 더이상 침묵하지 않는다.

  • 허완
  • 입력 2018.08.17 14:17
  • 수정 2018.08.17 14:28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한 위구르인이 중국 공산당 깃발이 새겨진 벽 앞을 지나고 있다. 2017년 6월27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에서 한 위구르인이 중국 공산당 깃발이 새겨진 벽 앞을 지나고 있다. 2017년 6월27일. ⓒWang HE via Getty Images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무슬림 소수집단 100만명을 비밀 수용소에 가두고 있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발표해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규모의 탄압이다. 테러의 위험이 있을 때에만 사용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대규모 정치적 ”재교육”을 위한 억류 시스템과 수용소 밖의 감시 네트워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자행되는 이같은 탄압이 바깥 세계에 알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광범위하고 때로는 잔혹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번 유엔 발표는 진실을 알리려는 중국 시민, 언론인, 변호 단체들의 승산없는 시도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중국 공산당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은 “조용히 있어도 소용이 없음을 깨달았다”고 위구르인권프로젝트의 중국 원조 코디네이터 주바이라 샴세덴은 말한다. 불과 며칠 전, 그는 자기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자원하고 나선 또 한명의 위구르족 얘기를 들었다. 오래 전부터 정치 문제로 자신과 다툼을 벌여왔던, 공산당 지지자인 자신의 형제가 사라지자 처음으로 공개를 결심했다고 한다.

중국은 북서쪽 신장 자치구의 위구르족들이 대다수인 1000만명 정도의 무슬림 인구를 수십 년 전부터 경계해왔다. 9/11 이후 전세계적으로 두려움이 일자, 중국은 보안 검사를 강화하고 중국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한족과의 통합을 강요했다.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위구르족 등은 수백 명의 사상자를 낸 이슬람 극단주의자나 분리주의 단체와 손을 잡았을 것이라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에 위치한 이드 카 모스크에서 한 위구르족 노인이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Eid Al Fitr)를 마치고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오는 모습. 2017년 6월26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카슈가르에 위치한 이드 카 모스크에서 한 위구르족 노인이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Eid Al Fitr)를 마치고 부축을 받으며 걸어나오는 모습. 2017년 6월26일. ⓒKevin Frayer via Getty Images

 

그러나 현재 진행 중인 탄압이 언제 시작됐는지는 명확하다. 시진핑 주석이 천췐궈를 신장 당위원회 서기로 앉혔던 2016년부터다. 천췐궈는 그 전에는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엄격한 통제를 관리한 전력이 있다.

그후 신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하는 위구르족과 외국인들은 보다 조심스러운 전략을 사용해 정보를 유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가족을 체포했으며, 그와 같은 단속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중국 정부가 뻔뻔스럽게도 부인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위구르족들은 갑작스러운 체포, 무슬림 이름이나 전통 의상 사용 제한, 장 보러 가는 길에 얼굴 스캐닝 당하기, 국가로부터 돈을 받는 이웃 감시 첩보 행위 등에 시달리고 있지만, 그들의 현실을 바깥 세상에 알릴 방법이 거의 없다.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의 마야 왕에 의하면, 한때는 상당수가 신장을 떠나 비교적 안전한 중앙아시아나 서방 국가에 도착한 다음에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바를 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국경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약 1년 전부터 위구르족들은 그들이 모여사는 신장 남부 지역을 떠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북부에 더 많이 사는 카자흐족 무슬림들에 대한 제한조치는 최근 6개월 동안 늘어났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에서 이슬람 최대 축제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에 맞춰 위구르인 노인들이 음식을 나누고 있다. 2016년 9월13일.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에서 이슬람 최대 축제 중 하나인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에 맞춰 위구르인 노인들이 음식을 나누고 있다. 2016년 9월13일. ⓒKevin Frayer via Getty Images

 

지금도 신장에 있는 기자와 활동가들은 정부의 지나친 조치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공유하는 중이다. 해외의 위구르족들, 인권 전문가들, 국제 미디어를 통해 바깥 세상에 전달하는데, 이 세 집단은 겹치는 경우가 많으며 서로 연락도 주고받는다.

해외에 살고 있는 수십만 명의 위구르족과의 소통은 주로 중국에서 널리 쓰이는 (정부 승인도 받은) 메시지 앱 위챗(WeChat)으로 이루어진다고 샴세덴은 말했다. 도청을 우려해 전화 사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전화나 위챗 대화는 당국에서 모르고 있을 법한, 미리 정한 암호와 신호를 사용해 이루어진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신장자치구 밖에 있는 사람과의 그 어떤 교류도 체포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왕은 말한다. 직접 만나는 것은 소수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이제 외국인 취급을 받는 위구르족에게 중국 방문 비자를 내주는 일은 드물다고 샴세덴은 말한다.

정부의 집단적 처벌에 누구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해외의 위구르족들은 신장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예전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공유하게 됐다. 그외에 다른 방법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 거주하는 위구르족들에게 신장에 있는 그들의 가족이 살아있는지조차도 알려주지 않는다.

“정말 깊은 고통이다. … 그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는 정보를 모두 제공하는 것뿐이다.” 샴세덴의 말이다. 

위구르인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배경에 있는 광고판에는 '공산당 없이 새로운 중국은 없을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우루무치, 신장위구르자치구, 중국. 2016년 6월18일.
위구르인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배경에 있는 광고판에는 '공산당 없이 새로운 중국은 없을 것'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우루무치, 신장위구르자치구, 중국. 2016년 6월18일. ⓒZhang Peng via Getty Images

 

그들은 고향에서 멀리 떠나온 사람인데다, 한동안 신장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극적인 이야기도 쉽게 믿기 때문에 이들의 증언의 사실 확인은 어렵다고 왕은 말한다.

그는 “네 다리 정도를 건너 전해들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아는 것은 그것뿐이고, 중국 정부가 사람들에게 정보를 더 주지 않는다는 게 끔찍하다”고 말했다. ”레퍼런스로 삼기에는 유용한 이야기들이라서 나는 잘 들어두었다가 그 이야기를 처음 전한 사람을 찾으려 한다.”

유엔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제출한 보고서를 비롯해 왕이 속해있는 국제인권감시기구 등 여러 단체들의 보고서를 종합해 결론을 내렸다.

국제인권서비스(International Service for Human Rights)라는 단체를 통해서도 직접 겪은 경험담이 조용히 유엔에 전달된다. 이 단체는 신장(과 다른 지역들)의 활동가와 사회복지사들로부터 직접 인권침해 사례들을 수집해 관계자와 분석가들에게 제공한다. 정보원 신원 공개나 경직된 관료제 등의 위험한 이슈는 임기응변으로 피해간다고 이 단체의 새라 브룩스가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한 위구르인 여성이 자신의 가게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 우루무치, 신장위구르자치구, 중국. 2016년 6월18일.
한 위구르인 여성이 자신의 가게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 우루무치, 신장위구르자치구, 중국. 2016년 6월18일. ⓒZhang Peng via Getty Images

 

현지 정보원의 제보를 통한 언론의 심층보도는 그 모든 정보들을 연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국에서 운영비를 대는 ‘라디오 프리 아시아(Radio Free Asia)’는 20년째 위구르족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워싱턴에서 12명의 팀으로 운영되는 이 매체는 신장의 다양한 정보원들을 이용해 위구르족의 위기에 대한 굵직굵직한 특종 보도를 냈다. 지난 봄에는 강제 수용소의 존재를 최초로 알렸으며, 수용소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중국은 이 매체 직원 6명의 가족들을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대응했다. 노부모, 형제자매, 사돈지간, 조카 등 거의 40명이 체포됐다.

“아주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그 언론인들의]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 RFA의 공보 담당자 로힛 마하잔의 말이다. 그는 RFA 기자들이 2009년 2014년의 폭동을 선동했다고 중국 국영 미디어가 공개적으로 비난했던 사실을 사례로 들었다.

AP, 버즈피드, 포린폴리시의 기자들 역시 깊이있는 탐사보도를 냈다. 중국 측의 발언과 정부 계약 요청서 등 공문서를 조심스럽게 분석하는 등의 방법을 쓴다. 미국의 언론인 베타니 앨런-에브라히미언은 이번 주에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감시가 미국 영토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현재 40명 이상의 언론인을 구금하고 있는데, 이 중 무슬림은 최소 십여 명이다. 일부 중국 기자들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위해서 잠입이 금지되어 있는 신장에 다녀오는 등의 위험도 감수하고 있다고 샴세덴은 말한다.

이렇게 종합해본 현실은, 공산당이 선전하는 신장자치구의 발전된 모습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국 정부가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왕의 말이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How The World Learned China Is Holding Over A Million Muslims In Internment Camp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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