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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16일 15시 4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16일 15시 43분 KST

캘리포니아 테크 회사들은 밀레니얼을 어떻게 매혹하나

음성원
페이스북 전경
huffpost
음성원

“‘핫 플레이스’가 여기에도 있구나.”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테크 회사들 중 유명하다는 에어비앤비, 구글, 페이스북 세 곳 오피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수많은 엔지니어들을 끌어들이는 이 회사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지난 7월 미국 캘리포니아를 방문해 이 세 곳을 찾았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오피스라고 지칭하기에는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했다. 마치 대학 캠퍼스처럼 여러 건물이 모여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고 있었고, 건물과 건물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거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 거리를 지날 때 마다 “서울의 핫플레이스 골목길 같다”는 표현이 절로 나왔다. 근린생활시설과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골목길이 회사 안에 마련돼 있었다. 그와 비교해 커다란 건물 안에 들어서 있는 에어비앤비는 패셔너블한 백화점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음식 냄새가 끊이지 않는다.”

구글과 페이스북 캠퍼스가 서울에 있는 핫플레이스 골목길과 다른 점은 딱 하나였다. 들어가서 그냥 셀프로 음식을 먹거나, 아니면 점원에게 주문하면 그냥 준다는 점이다. 돈을 낼 필요가 없다. 이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마침 점심시간에 찾았던 구글의 식당은 그냥 뷔페였다.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담는데, 너무나도 다양한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어 절로 식탐이 발동한다. 구글 뷔페에서 골라 담은 음식은 결국 다 먹지도 못하고 남겨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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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뷔페에서 고른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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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아이스크림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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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푸드트럭. 한국 음식을 파는 푸드트럭이 눈에 띄었다.

드넓은 구글 캠퍼스를 걷다 보면 푸드트럭도 발견할 수 있고, 각종 카페와 뷔페 등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함께 동행한 동료에게 “음식 냄새가 끊이질 않네”라고 말했다. 동료는 “그렇다”며 맞장구 쳐주었다.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 캠퍼스를 걷다가 날씨가 더워 아이스크림 점에 들렀더니, 맛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건네받았다. 아쉽게도 이미 에어비앤비에서 아침 밥을, 구글에서 점심 밥을 먹은 터여서 페이스북에서 눈에 띄는 피자집에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배가 꺼지질 않았다. 에어비앤비는 커다란 빌딩 하나에 들어서 있는데, 이 빌딩 안을 거닐 때 마다 서로 다른 메뉴를 가진 크고 작은 카페가 쉴새 없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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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있는 미용실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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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 오피스에서 발견한 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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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지 않은 직원들은 하이파이브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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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에는 대형견을 데리고 회사에 출근한 직원도 있었다.

자유가 넘치는 곳

무엇보다 이 세 곳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느낌은 자유였다. 너무나도 자유로운 분위기는, 실제로 일을 더 잘 할 수 있을지는 논외로 치더라도 커다란 강점으로 보였다. 작은 강아지를 데리고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이제는 더 이상 그리 이상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에어비앤비에서는 검정 대형견을 옆에 앉혀두고 소파에 앉아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는 직원도 발견할 수 있었다. 반려동물을 위한 개 밥도 상시 비치되어 있었다.

‘환경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 세 곳은 ‘사회구심력(sociopetal)’이 강한 공간에 속한다. 사회구심력이 강한 공간의 특징은 공간의 자유도가 높다는 데 있다. 예컨대 고정된 의자가 한 방향으로 설치되어 있는 공간과 달리 의자를 이리저리 원하는 곳에 두고 이용할 수 있다든지, 소파처럼 긴장감이 풀어지는 형태의 가구를 통해 사람들과의 교류를 극대화하는 공간을 사회구심력이 강한 공간이라 말한다.

에어비앤비에서는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로봇, 건담의 프라모델으로 꾸며 둔 탁자가 있는가 하면, 세계 각국의 독특한 숙소를 모티브로 그대로 꾸민 회의실, 곳곳에 놓여 있는 소파나 일어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 등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하게 몸을 움직이고,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손쉽게 만나 교류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형태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각종 게임이 있는 오락실이 있고, 에어비앤비 빌딩 안에는 극장이 있었다. 결국은 사람들의 자유도를 높여 교류를 극대화하려는 취지다.

에어비앤비의 화장실 수도꼭지에 붙어 있는 문구 중 인상적이었던 것 하나는 이것이다. “손 씻지 않은 직원들은 하이파이브를 할 수 없다” 손 씻으란 이야기를 이렇게 발랄하게 표현하는 이 문구 하나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테크 회사의 자유로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실 이 세 회사의 사례는 “어떻게 젊고 뛰어난 엔지니어를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그것의 시사점은 밀레니얼을 매혹시키기 위한 공간 구성을 이 세 회사에서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핫플레이스에 열광하는 이들이 밀레니얼인 것처럼, 회사들도 밀레니얼을 끌어들이기 위해 핫플레이스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도시와 공간은 전방위적으로 젊은이들을 공략하고 있다. 다만 한 가지. 제대로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성패가 달려있을 뿐이다.

또 한 가지 시사점은 우리나라 지방 곳곳에 놓여 있는 산업단지들에 대한 해법이다. 강소기업이라 부를 만한 중소기업들이 많다고 하지만, 젊은이들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젊은이들은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데, 중소기업들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다. 구글 캠퍼스와 같은 해법을 제시해 볼 수는 없을까? 칙칙한 공단 같은 느낌이 아니라 밀레니얼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면 젊은이들이 얼마든지 찾아오지 않을까? 젊은이들이 공유오피스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는 “공간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이다. 공간의 매력이 사람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