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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 주지사 후보가 나왔다

역사적인 순간이다.

  • 허완
  • 입력 2018.08.16 11:56
  • 수정 2018.08.16 11:58
ⓒStringer . / Reuters

미국 버몬트주 민주당원들이 14일(현지시각) 크리스틴 홀퀴스트를 버몬트 주지사 후보로 선택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가 주요 정당의 주지사 후보가 된 것이다.

홀퀴스트는 다른 민주당 후보 세 명을 제치고 경선에서 승리했으며, 11월6일 열릴 선거에서 현 주지사인 필 스콧(공화당)과 맞붙게 된다.

홀퀴스트는 “버몬트가 미국 전체의 희망의 불빛”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것은 우리의 윤리 기준을 확장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번 경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민주당 정권 당시 확장되었던 트랜스젠더 인권이 불확실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졌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탄생은 전통적 젠더 역할만을 인정하는 종교적 보수파들의 승리였다. 트랜스젠더 인권은 거꾸로 갔다.

ⓒStringer . / Reuters

 

미국 전역을 통틀어, 지난해는 주의회 의원부터 도시 계획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의 선출직에서 최소 10명의 트랜스젠더가 당선되는 획기적인 해였다. 이는 사상 최다수였으며, 트랜스젠더 후보들은 이를 기반으로 더욱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하버드 T.H. 찬 보건대학원의 로건 케이시에 의하면, 올해 미국 선출직 후보로 나선 트랜스젠더는 총 43명이다. 대부분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무소속, 녹색당, 초당파적 공직 후보도 있었다고 한다.

홀퀴스트는 공개적 트랜스젠더로는 최초로 주지사 또는 주 선거의 주요 정당 후보가 되었다.

LGBT 후보 선출을 돕는 단체 GBTQ 빅토리 펀드의 회장이자 CEO인 애니스 파커는 성명을 발표해 이번 승리는 “트랜스 평등 운동의 결정적 순간”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홀퀴스트는 버몬트 일렉트릭 코오퍼레이티브의 임원으로 일하던 중 공개적으로 여성으로 전환해 크리스틴 홀퀴스트가 되었다.

성전환을 할 때 출생 당시 지어진 이름을 바꾸는 트랜스젠더가 많지만, 홀퀴스트는 데이비드를 미들네임으로 남겼으며, 예전의 성정체성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한다.

ⓒStringer . / Reuters

 

홀퀴스트의 전환 과정은 그의 아들 데릭이 만든 다큐멘터리 ‘디나이얼’으로도 기록됐다. 원래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버몬트 전기 기업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 계획이었으나 데릭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중 홀퀴스트가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하여, 개인적인 이야기도 담기게 되었다.

“소외된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일어나 인식될 수 있게 하는 롤 모델이 될 수 있어 자랑스럽다.” 홀퀴스트의 말이다.

버몬트 경선이 열리기 전까지 올해 경선에서 승리해 11월 선거에 출마하게 된 트랜스젠더 후보는 4명 뿐이었으며, 전부 주 의회 상하원 후보들이었다. 케이시의 연구에 따르면 17명은 경선이나 총선거에서 패배했으며 21명은 아직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

홀퀴스트는 “표면적인 이슈 너머를 본 버몬트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나는 어쩌다보니 트랜스젠더이자 리더가 된 것뿐이다. 버몬트인들은 그걸 안다. 그들은 내가 버몬트를 위해 할 일을 보고 나를 지지하는 표를 던졌다.”

버몬트는 젠더 관련 이슈에서 최초의 주가 된 전력을 가지고 있다. 버몬트는 2000년에 최초로 동성커플의 시민결합을 허가한 주가 됐으며, 2009년에는 주 법률을 통해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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