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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최악…“부산·경남, 식수 위험”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현상으로 시퍼렇게 물든 강물이 수문을 넘어 흘러가고 있다.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낙동강 창녕함안보. 녹조 현상으로 시퍼렇게 물든 강물이 수문을 넘어 흘러가고 있다. ⓒ한겨레

지난 1일부터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된 낙동강 창녕함안보의 녹조가 2012년 4대강 사업으로 보를 건설한 이후 사상 최악의 상태를 보였다. 이대로 가면 조류경보 중 가장 높은 ‘조류대발생’ 단계가 발령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단체와 지방정부들은 즉각 보 수문을 열어 녹조로 뒤덮인 강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라고 환경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국립환경과학원이 4대강 16개 보의 수질을 정기 조사한 결과, 낙동강 창녕함안보 지점의 물 1㎖당 남조류 세포수는 71만5993개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4대강 사업을 완료한 이후 16개 보에서 나타난 조류농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지난 9일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창녕함안보 구간 수질을 다시 조사했고, 13일 또다시 수질을 조사했다. 9일 조사에선 물 1㎖당 남조류 세포수가 51만7616개로 6일보다 2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조사 결과는 15일께 나올 예정이다.

13일 현재 창녕함안보 구간은 가뭄으로 방류량이 줄면서 강물 유속이 느려졌고, 폭염까지 겹쳐 녹조 번식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지난 1일 이 구간에 발령된 조류경보 ‘경계’ 단계는 지금껏 단 한 차례도 발령되지 않은 가장 높은 수준의 경보인 ‘조류대발생’ 단계로 높아질 우려도 있다.

상수원 구간의 경우, 물 1㎖당 남조류 세포 1만개 이상이 2차례 연속 관찰되면 조류경보 ‘경계’ 단계, 100만개 이상이 2차례 연속 관찰되면 ‘조류대발생’ 단계가 발령된다. ‘조류대발생’ 단계가 발령되면 취수구를 조류 증식 수심 이하로 이동해야 하고, 낚시·수영 등 친수 활동과 조개류 어획, 가축 방목 등이 모두 금지된다.

경남지역 환경단체들로 이뤄진 ‘낙동강 경남네트워크’는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보 수문을 즉각 열어 녹조 범벅의 강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창녕·함안보 영향권에는 부산과 경남 함안·창원·김해·양산 등에 식수를 공급하는 7개 취수장이 있다. 사람이 녹조 물을 직접 먹지 않더라도, 녹조 물로 농사를 지으면 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쌀에 축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명적 독성 물질인 녹조 섞인 물을 식수나 농업용수로 계속 공급하는 것은 국민 목숨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보 수문 개방 등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환경부와 협의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허성무 경남 창원시장도 지난 9일 창원시에 식수를 공급하는 칠서취수장을 방문해 보 수문 개방을 정부에 촉구했다. 김일권 양산시장과 서형수 국회의원도 이날 원동·물금취수장을 방문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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