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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풀어버리면 쉽게 감정 이입하기 어려운 일본의 산수 문제

역시 문이과의 감수성이 필요하다

  • 박세회
  • 입력 2018.08.13 17:31
  • 수정 2018.08.13 17:40

실제로 풀어 본 사람과 풀어보지 않은 사람 사이에 마음의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 

비영리기구 세이브더칠드런이 지난 6월 30일 유튜브에 공개한 한 영상에는 전형적인 산수 문제가 등장한다. 문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새라는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은 집안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의 3분의 2는 동생을 돌봅니다. 6시간을 잔다고 생각했을 때 공부는 몇 시간이나 할 수 있을까요? 학교에 걸어서 왕복하는 데는 3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합니다.” 

여기까지 영상을 보고 암산으로 답을 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이 문제가 얘기하는 진짜 문제는 그만큼 새라가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겠군”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실제로 영상은 직후 ”이 문제는 진짜 ‘문제’입니다”라며 ”세상에는 아직 6명 중 1명꼴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라고 밝힌다. 

ⓒYoutube/Save the Children Japan

그러나 여기까지만 듣고 암산으로 실제로 풀어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의외로 ”문제가 잘못된 게 아니냐”는 얘기나 많이 나왔다. 트위터에서는 ″광고의 취지를 이해하기 전에 이 산수 문제를 풀지 못하는 일본인이 많은 것 같다”며 해당 문제의 사진을 올린 글이 1만6000번 넘게 리트윗되기도 했다

문제에 적힌 것대로라면 새라가 깨어있는 시간은 총 18시간이고, 이 중 9시간을 집안일을 하는 데 사용하고, 남은 시간 중 6시간을 동생을 돌보는 데 사용한다. 학교까지 왕복 3시간이니 새라가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은 0시간이라는 것.

이를 두고 ”문제가 잘못됐다”며 ”문제를 풀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0시간인데 학교에서도 공부를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특히 해당 영상의 유튜브 계정 댓글에는 ‘왕복 3시간’을 총 ‘등하교 6시간’으로 잘못 계산해 하루가 24시간이 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가끔은 문제를 풀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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