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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경제전쟁' 미국을 비난하며 '동맹 깰 수도 있다'고 위협하다

에르도안이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 허완
  • 입력 2018.08.13 11:08
  • 수정 2018.08.13 11:09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벌어진 리라화 폭락 사태를 ‘경제 전쟁’(economic war)으로 규정하며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동맹을 찾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로이터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흑해 연안 트라브존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우린 새로운 시장과 동반자·동맹관계를 통해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경제전쟁’을 벌이는 누군가와 맞서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미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이 폭락한 데 대해 ”터키에 대한 정치적 음모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금융에서 정치에 이르기까지 터키의 굴복을 유도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달러화 대비 리라화 환율은 지난 10일에만 16%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터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율을 2배로 높이겠다고 밝히자 금융시장이 요동친 것.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터키가 1952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하면서 미국과 맺은 우호관계의 청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린 지난 반세기 동안 지속된 전략적 협력관계를 희생토록 하는 누군가와 작별인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테러단체와 연관된 목사를 위해 8100만명의 터키인을 희생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기고문에서도 ”일방주의와 (터키에 대한) 무례의 흐름을 되돌리지 않으면 우리는 새 친구와 동맹들을 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TATYANA ZENKOVICH via Getty Images

 

에르도안 대통령이 언급한 ”테러단체와 연관된 목사”란 2016년 터키 내 반정부 조직을 지원했다는 혐의로 수감됐다가 현재 가택 연금 중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지칭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 정부를 상대로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들(미국)은 목사를 수요일(15일) 오후 6시까지 풀어 주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우리 장관들을 위협했다”면서 ”터키는 그런 요구에 응할 나라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백악관은 그와 같은 데드라인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터키 정부는 지난 7일 미국에 협상단을 파견해 브런슨 목사 석방 문제를 협의했으나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미국의 군사 동맹국인 터키에는 미군 공군기지를 비롯해 서방 국가들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 배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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