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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8일 15시 01분 KST

삼성이 요구한 '복제약값 인상'은 환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이미 한차례 인상됐다

삼성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바이오시밀러 보험약가를 높이거나 자유로운 가격결정 권한을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자사 수익을 위해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손대려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오시밀러란 사람 등 생물체에서 뽑아낸 세포나 조직으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뜻한다.

 

Ralf Hiemisch via Getty Images

 

앞서 6일 삼성 쪽은 정부에 “바이오시밀러가 발매되면 자동으로 신약(오리지널) 약가가 30%(일부 품목 20%) 인하된다. 이렇게 신약 약가가 내려가면 복제약을 그보다 비싸게 팔기 어려우므로 이러한 제도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자사 바이오시밀러 약가를 높여달라고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바이오시밀러 약가는 신약 대비 70~80% 수준에서 결정된다. 신약이 100원이라면 이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 약가는 최대 80원이 된다는 의미다. 정부가 약가를 올리면, 환자와 건강보험공단의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이에 대해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시장 경쟁을 강조하는 삼성이 정부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라며 “자사 약값을 깎아 경쟁력을 갖추려는 게 아니라 타사 약값 인하를 막아 건보 재정 부담을 늘리고 자사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종명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보건의료팀장도 “약가가 올라가면 업계 입장에선 수익 확보와 성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국민 호주머니인 건보 재정을 털어 일구는 경제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삼성의 이번 요구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약가가 국외에 견줘 낮아 인상이 필요하다는 제약업계의 인식과도 어느 정도 일치한다. 실제로 복지부는 2016년 고시를 개정해, 혁신형 제약사나 국내외 제약사 공동개발 등의 조건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약가를 신약 대비 최대 80%로 올려줬다. 건강보험 가입자 단체가 이에 반발했으나, 약가 인상을 막지 못했다. 그로부터 2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약가 인상 요구가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인은 “국가 차원의 건강보험 체계가 갖춰진 나라에서 바이오시밀러 약가를 신약 대비 50% 이상 주는 나라가 드물다. 그런데 우리는 제약업계의 거듭된 요구로 70% 수준이던 걸 80%까지 올린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는 7개사 17개 품목이다. 변혜진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상임연구위원은 “바이오시밀러는 대부분 암 등 중증 환자가 복용하는데, 이러한 약값을 올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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