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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에 돈 건넸다는 이의 비망록에는 MB에 대한 증오감이 가득했다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맏사위 등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22억원을 건넨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돈을 건네고 결과를 기다리던 이 전 회장의 심정이 담긴 이 비망록을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에 대한 결정적 증거로 삼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서울시장이었던 이 전 대통령 밑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하고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22억원이 회장직과 연임을 위해 쓰인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7일 진행된 이 전 대통령 공판의 서증 조사에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8년 1월10일부터 5월13일까지 작성한 전체 41쪽에 달하는 비망록 중 일부를 인용했다.

이 비망록은 이 전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맏사위 이상주씨에게 5000만원씩 전달하기 시작한 뒤 작성된 것이다.

1월 23일자를 보면, 이 전 회장은 당선인 신분이던 이 전 대통령에게 코트 3벌 비용을 지급했다. 사흘 뒤 이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갖고 ”내 문제와 어윤대 문제에 대해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이 전 회장과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MB정부 시절 금융계를 주름 잡았다.

이 전 회장은 2월3일과 6일에도 이 전 대통령의 통인동 집무실에 가거나 핵심 측근들을 만났다. 검찰은 ”설 연휴임에도 이 전 대통령 동선을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무렵부터 이 전 회장은 인사가 빨리 결정되지 않자 초조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5일에는 ”매일 피곤한 하루, 되는 게 없다” ”이변(이상주) 정말 형편없는 친구”라고 적었는데 검찰은 ”이상주가 제대로 역할을 못해주는 데 대한 자탄”이라고 봤다.

비망록 2월13일자에는 ”오후 7시 20분 엠비를 만나 성동 건을 이야기했다”고 적혀있다. 정홍준 전 성동조선해양 회장이 이 전 회장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측에 전달한 돈을 돌려달라고 한 요구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열흘 뒤에는 이 전 회장이 원하는 자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전달한 취지 내용이 기재됐다. 23일 통인동 집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만난 이 전 회장은 ”내 진로에 대해 (금융) 위원장·산업B (산업은행 총재)·국회의원까지라고 얘기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3월 3일 또다시 이상주를 가리켜 ”어처구니없는 친구”라며 ”내가 준 3억원 소송해서 청구할 것”이라고 적었다. 또 ”나머지는 어떻게 하지”라고 적었다.

이후 자신이 원하던 금감원장 자리에 다른 사람이 내정된 사실을 알고 난 3월 말부터는 부쩍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원망과 자신의 처지를 비관했다. ”엠비 증오감 솟아나는 건 왜일까” ”엠비와 인연 끊고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가 괴롭다. 나는 그에게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 등이다.

특히 30억원이란 부분에 대해 검찰은 ”이팔성은 30억까진 아니고 화나서 과장된 액수를 적었다고 하지만 파악이 안 된 것을 포함하면 허황이 아닌 듯하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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