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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잊혀진 동유럽 '사회주의 건축'의 흔적을 수집하는 사람들

'사회주의 모더니즘'의 유산.

  • 허완
  • 입력 2018.08.07 19:08
  • 수정 2018.08.07 19:14
ⓒEddie Gerald via Getty Images

회색빛 콘크리트. 거친 마감. 형식의 파괴. 기능주의. 1950~60년대에 유행했던 건축양식인 브루탈리즘(Brutalism)을 설명할 때 꼭 들어가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빼놓을 수 없는 단어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국가’다. 

브루탈리즘이 태동했던 영국이나 옛 식민지 출신 이민자들을 대거 수용한 프랑스 대도시 인근에서는 브루탈리즘 건축물을 쉽게 볼 수 있다. 국가 주도로 지어진 대규모 공공주택 단지, 공원, 공공 청사 등이다.    

영국의 젊은 건축가 잭 셀프는 미국 독립잡지 ‘클로그’ 2013년 3월호에 기고한 글 ’콘크리트의 윤리학(The Morality of Concrete)에서 브루탈리즘을 이렇게 설명한다.

″(...)브루탈리즘은 국가 주도 재건축의 도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이 스타일은 공공주택과 정부 건물을 떠올리게 한다. 브루탈리즘의 모듈러 스페이스는 문화적 결합, 공유된 가치들, 모두를 위한 공정한 삶의 질이라는 표준화된 사회에 대한 사회적 욕망을 드러내곤 했다. 따라서 브루탈리즘 시민들은 어떤 엄청난 건물의 매우 작은 콘크리트 동굴에 갇혀 길을 잃은 개인이 아닌, 평등주의 이상의 추상으로 간주된다.” 

영국 런던 내셔널 시어터. 
영국 런던 내셔널 시어터.  ⓒConstruction Photography/Avalon via Getty Images
1966~72년에 런던 동쪽에 지어진 공공주택 '로빈 후드 가든스'.
1966~72년에 런던 동쪽에 지어진 공공주택 '로빈 후드 가든스'. ⓒConstruction Photography/Avalon via Getty Images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Jack Taylor via Getty Images

 

비슷한 이유에서 브루탈리즘은 동구권(Eastern Bloc)으로 지칭되는 동유럽 옛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크게 유행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그 중 상당수는 철거됐거나 버려진 채 방치되어 있다. 화려했던(?) 옛 시절의 빛바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낡고 추한 잿빛 콘크리트 덩어리 취급을 받으면서 말이다.

영국 가디언이 6일 소개한 루마니아 도시연구소(Bacu)는 다른 방식의 접근을 취한다. 이들은 1955년부터 1991년까지 동구권에 지어진, ”사회주의 모더니즘”을 표상했던 이 건축물들을 기록하고 수집·보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Bacu의 두미투르 루수는 ”이 유산들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단지 상징적 이유들 때문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요건을 거슬러 도시 공간에 또렷한 정취를 선사한 그 시대 특유의 요소들이 있다고 우리는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주의 건축사조를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탈린주의 시절의 사회주의 리얼리즘, 그리고 세계대전 이후 소련 붕괴로 이어지는 시기의 사회주의 모더니즘. 

다음은 Bacu가 진행중인 프로젝트 ‘사회주의 리얼리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아카이빙 자료들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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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회주의 #모더니즘 #브루탈리즘 #루마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