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댓글공작 사건, 세월호 민간인사찰, 그리고 계엄령 문건 작성 등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기무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를 해편하여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기무사를 창설’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현 기무사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새로운 기무사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사진이 내걸릴 예정이다. 경향신문의 단독보도에 의하면 국방부는 이같은 방침을 담은‘국방장관 및 장성급 지휘관 사진 게시’ 규정의 개정 계획을 밝혔다.
국방부는 ”역사적 사실의 기록 차원에서 역대 지휘관 사진은 전부 게시하도록 했다”며 “군 역사를 군 일부 세력의 입맛대로 재단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김재규의 사진은 현 기무사의 전신인 육군 보안사령부(제 16대 사령관)뿐만 아니라 육군 3군단, 6사단 등에도 걸리게 된다.
김재규의 사진이 군부대에서 사라진 것은 지난 전두환 군부정권의 집권부터다. 전두환은 12·12 사건 이후 김재규의 사진을 전 군부대에서 떼어냈고, 김재규가 거쳤던 부대의 기록물에서도 그의 이름을 삭제했다. 지난 2월, 기무사가 정치중립 준수를 선언하면서 김재규의 사진을 부대 내에 다시 걸려고 했으나, 기무사 예비역 장성들의 반발로 철회했다.
국방부는 그러나‘부패 및 내란·외환죄 등으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의 사진 게재를 금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당하는 지휘관은 전두환과 노태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