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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스북·유튜브가 극우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를 차단했다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

  • 허완
  • 입력 2018.08.07 11:48
  • 수정 2018.08.07 11:53
ⓒInfoWars

미국의 주요 테크 기업들이 악명높은 우파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와 그가 이끄는 웹사이트 ‘인포워(Infowar)’의 콘텐츠를 일부 차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와 콘텐츠 플랫폼 기업의 역할에 대한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시대’의 또다른 풍경이라고 할 만 하다.

애플은 지난 주말 사이 ‘인포워‘의 ‘알렉스 존스 쇼’를 비롯해 총 다섯 개의 팟캐스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해당 팟캐스트들은 애플 아이튠스스토어에서 검색이나 다운로드, 스트리밍이 모두 제한됐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헤이트 스피치를 용납하지 않는다”며 ”모든 이용자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크리에이터와 개발자들이 반드시 따라야 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팟캐스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종주의, 여성혐오, 동성애혐오 발언이나 불법 마약, 신성모독, 폭력에 대한 언급 등은 모두 금지된다.

다만 애플은 차단된 콘텐츠들의 어떤 부분이 애플의 규정을 어겼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Lucas Jackson / Reuters

 

페이스북은 6일 ”폭력을 미화”하고 ”트랜스젠더, 무슬림, 이민자들을 묘사하며 비인간적인 언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존스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네 개를 삭제했다. 그 중 하나는 17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또 이날 발표한 공식 입장자료에서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신고가 접수된 내용을 바탕으로 헤이트 스피치 금지 규정을 위반한 네 개 페이지의 영상 네 개를 지난주에 삭제했다. 

또 이 페이지들의 운영자 중 하나로 등록된 존스에 대해서는 30일 이용정지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규정 위반 사례가 계속 신고됐고, 결국 ”네 개 페이지 모두 지속적인 커뮤니티 스탠다드 위반”으로 삭제 조치됐다는 게 페이스북의 설명이다.

다만 페이스북은 이번 조치는 ”거짓뉴스(false news)”와는 관련 없는 규정 위반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튜브 역시 비슷한 이유로 존스가 운영중이던, 구독자가 240만에 달했던 채널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와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하는 규정을 지속적으로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유튜브 대변인은 해당 채널이 지난달 내려진 일시차단 조치를 우회하려는 시도가 드러나 차단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Adrees Latif / Reuters

 

존스는 9·11테러나 오클라호마시티 테러가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이나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총기규제론자들이 조작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의 음모론을 이루는 뼈대는 ”세계 주요 기관들을 이끌고 있는 정계와 재계 글로벌 비밀결사단(cabal)이 시민들을 세뇌시켜 그들의 권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라고 NYT는 설명한다. 

증오단체들을 감시해온 시민단체 남부빈곤법률센터는 ”많은 사람들은 존스를 터무니 없는 인물로 여긴다”면서도 그의 음모론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슬픈 현실은, 그의 라디오쇼를 듣고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의 웹사이트를 읽는 수백만의 팔로워들이 있다는 것이며, 그들 중 일부는 보스턴마라톤 테러범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폭력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Ben Jackson via Getty Images

 

NYT는 ”존스는 수백만의 팔로워를 쌓아왔고 (소셜미디어에서) 그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것으로는 거짓뉴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백개의 작은 매체들이 비슷한 음모론을 끌어올리고 있고, 수백만의 팔로워들이 그것들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주요 언론들의 조명을 받은 ‘큐어넌’들은 존스와는 별도로 활동하며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의 대응도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업들마다 콘텐츠 제한 규정이나 판단 기준이 조금씩 다를 뿐만 아니라 같은 플랫폼 내에서도 서로 다르게 규정이 적용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 음모론과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들에게 좋은 ‘떡밥’이기도 하다.

존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인포워에 대한 이런 검열은 우리가 해왔던 말들의 정당성을 입증할 뿐”이라고 적었다. ”이제 누가 독재국가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가 알렉스 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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