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으로 라디오 DJ를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무라카미 RADIO’ 도쿄FM을 통해 8월 5일부터 방송될 예정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전까지 TV와 라디오 등에 출연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그의 육성을 들을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다.
그리고 8월 5일, 정말 그의 목소리가 전파를 탔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무라카미 RADIO ~ RUN&SONGS~’이란 제목으로 방송된 이 프로그램에서 하루키는 약 55분동안 직접 선택한 곡을 들려주면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날의 테마는 ‘달릴 때 듣는 음악’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음악 2천곡 가까이 넣은 iPod를 7대나 갖고 있다고 한다. “어려운 음악보다는 심플한 리듬이 좋다.” 또 이날 방송에서 그는 사전에 팬들로부터 받은 음악에 관한 질문들도 소개했다. “장례식에서 나왔으면 하는 곡은?”이란 질문이 30통 정도 있었는데, 하루키는 “‘비지스’의 ‘토요일 밤의 열기’다”라고 했다가 “농담이다. 살아있을 때 많이 들었으니 죽을 때 정도는 조용한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글을 쓸 때도 리듬과 하모니, 즉흥연주를 의식한다”며 “글쓰는 방법을 음악에서 배웠다고 늘 말한다”고 전했다.
아래는 이날 무라카미 하루키가 ‘달릴 때 듣기 좋은 음악’이라며 선곡해 들려준 노래들이다. 이날 방송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Madison Time’ - 도날드 페이건(Donald Fagen)
‘Heigh-Ho/Whistle While You Work/Yo Ho’-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
‘Surfing USA’ - 비치보이즈(The Beach Boys)
D. B. Blues - 킹 플레져(King Pleasure)
Sky Pilot - 에릭 버든과 디 애니얼스(Eric Burdon and The Animals)
My Way - 아레사 프랭클린(Aretha Franklin)
Suburbia - 펫 숍 보이스(Pet Shop Boys)
What a Wonderful World - 죠이 라몬(Joey Ramone)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
Knockin’ on Heaven’s Door - 벤 시드란(Ben Sidran)
Love Train - 대릴 홀과 존 오츠(Daryl Hall & John Oates)
Light My Fire - 헬무트 차하리아스 (Helmut Zachar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