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8월 06일 11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06일 11시 15분 KST

9년 만에 고시엔을 밟은 일본의 고교 야구팀이 빡빡머리를 거부하는 이유

상징적이다

위 사진은 한 트위터 사용자(awazo17)가 고시엔에 출정하는 히로시마 지역 야구팀의 뒷모습을 찍은 것이다. 이 헤어스타일이 고시엔을 대표한다. 근성, 투지를 상징하는 ‘마루가리’(まるがり, 빡빡머리) 스타일이다. 

그러나 이 빡빡머리를 단호하게 거부한 고교 야구팀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기타홋카이도(北北海道) 대표로 본선에 진출한 아사히카와 대학 부속고등학교의 선수들.

이 고등학교는 아예 삭발을 금지하고 있다. 모토는 ”자유로운 헤어스타일에도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자”.

물론 그래봤자 몇 센티미터다. 치렁치렁 장발한 선수는 없고, 일본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노랑 머리 투수도 없다.

일본 효고(兵庫)현 고시엔(甲子園)구장에서 열려 통칭 ‘고시엔’으로 불리는 하계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본선 무대는 진출하는 것만으로 해당 지역의 자랑이다.

이 고등학교는 9년 만의 출전으로 개교 이래 8번째다. 홋카이도신문에 따르면 2009년 이래 단 한 번도 고시엔에 출전하지 못했던 아사히카와 고교는 2016년부터 삭발을 금지했다. 당시 감독이 고시엔 탈락이 7년째 이어지자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기르라”고 지시했다.  

머리를 기르자 묘한 감정의 변화가 생겼다. 모든 부원이 머리를 기르고 맞이한 2017년 봄 대회에서는 다른 팀으로부터 ‘머리도 기르고 좋겠다’는 식의 놀림을 받았다. 연습양도 마음가짐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머리카락이 길다고 ”편하다”고 남들이 생각한다니 억울했다. 홋카이도신문에 따르면 이 고등학교의 주장 아오키 요리키(青木亮樹) 선수는 ”두고 보라”며 분기했고, 다른 선수들도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의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삭발은 일본 고교야구의 가장 큰 문제인 ‘근성론’의 현상이자 원인이다. 일본에서도 고시엔에 가기 위한 일본 야구부 내의 군대식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특히 ”윗사람의 명령에 절대복종”이라는 가치관이 군대식 교련 문화에서 연원한다는 비판이 있다.

한편 아사히신문이 나가노현 고교야구연맹 가입 학교를 대상으로 벌여 지난 6월에 발표한 실태조사를 보면, 86개 학교 중 야구부원의 두발 규정에 관해 묻는 질문에 ‘삭발’이라고 응답한 학교는 56개교로 전체의 65.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의 조사보다 1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그러나 조사와는 달리 정작 고시엔이 다가오면 두발 규정이 없는 학교라도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근성을 불어넣겠다’며 머리를 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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