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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03일 11시 08분 KST

망해가던 애플은 어떻게 사상최초 '1조달러 기업'이 됐나

새 역사를 썼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애플이 2일(현지시각)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29조원)를 돌파했다.

이날 애플 주가는 2.92% 오른 207.39달러를 기록해 시가총액 1조17억달러에 등극했다. 1조달러 돌파를 위한 기준이었던 주당 207.04달러는 이날 장중에 이미 넘어섰다.

애플 주가는 올해에만 23% 상승했으며, 지난 1일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 발표 이후 탄력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7년 중국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가 ‘일부 기준’에 따르면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한 적이 있지만 기업 특성상 실제 기업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사실상 애플이 세계 최초의 ‘1조달러 기업’이라는 얘기다.

WSJ은 ”고작 20여년 전만 해도 회사로서의 존립 가능성에 의문이 쏟아졌던 것을 감안하면 애플의 상승은 특히 놀라운 것”이라고 짚었다. 뉴욕타임스(NYT) 등도 애플의 극적인 ‘반전’을 조명했다.

‘아메리칸 아이콘의 몰락’ : 1996년 2월 발행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표지.

 

1976년 설립된 애플은 1980년대 퍼스널컴퓨터(PC) 대중화 시대를 연 핵심 주역 중 하나였다. 그러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1985년 쫓겨난 뒤 1990년대 중반 연달아 큰 손실을 내며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다. 

애플에 복귀하게 된 잡스는 훗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잡스 복귀 이후인 1998년 출시된 아이맥 G3가 큰 성공을 거두며 애플은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iCreate Magazine via Getty Images

 

애플은 2001년 MP3플레이어 ‘아이팟’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부활했다. 아이팟과 아이튠스스토어의 등장은 전 세계 소비자들의 음악 소비 습관을 바꿨고, 더 나아가 음반산업을 바꿨다. 

그러나 아이팟은 시작에 불과했다. 오랫동안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던 켄 코시에다는 ”아이팟은 정말 중요한 첫 단계였다”며 ”그러나 ‘PC 다음에는 뭐지?’라는 질문에 대한 결정적인 대답은 바로 아이폰이었다”고 NYT에 말했다.

2007년 처음 출시된 아이폰은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사람들의 소통 방식이 바뀌었고, 수많은 비즈니스가 새로 생겨났으며, 다양한 기술혁신이 이어졌다. 

Kimberly White via Getty Images

 

아이폰은 애플의 운명도 바꿨다.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했을 때, 애플의 기업가치는 734억달러(약 82조8000억원)에 불과했다. 출시 이후 여러 세대를 거치며 지금까지 14억대 넘게 판매된 아이폰은 지금도 애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는 이후 출시된 아이패드, 애플워치와 함께 독보적인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아이팟 탄생의 주역 중 하나인 토니 파델은 잡스의 ‘비전’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스티브 잡스의 비전은 모든 고객들이 애플 생태계를 떠나지 않고도 필요한 모든 걸 갖게 되도록 하는 하드웨어 제품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서드파티 앱과 미디어의 시너지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Stefania M. D'Alessandro via Getty Images

 

NYT는 전직 직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비전과 혁신을 재창조해낸 잡스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현 CEO인 팀 쿡의 역할 또한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쿡이 CEO에 취임했을 때 시가총액은 3500억달러 수준이었다.  

쿡은 잡스 밑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내던 시절, 생산을 중국 제조업체들에 맡기도록 하는 결정을 주도했다. 이 덕분에 애플은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고 생산비용을 절감했을 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은 규모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NYT는 덧붙였다.

애플 소프트웨어 개발을 이끌었던 에이비 티베이니언은 누구도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를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우리는 매우 성공적이고 매우 가치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오늘처럼 될 거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아니다. 스티브도 그런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