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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범고래는 태어나자마자 죽은 새끼를 9일째 데리고 다닌다 (영상)

일종의 '장례식'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범고래 어미 J-35가 죽은 새끼를 주둥이로 들어 올리며 이동하고 있다. <br /></div><a href='http://www.hani.co.kr/arti/animalpeople/wild_animal/855950.html?_fr=mt2#csidx7471c0481dd2137b70cb849400e10aa'></a>
범고래 어미 J-35가 죽은 새끼를 주둥이로 들어 올리며 이동하고 있다. 
ⓒ고래연구센터(CWR) 제공

자식을 잃고 떠나보내지 못하는 범고래 어미 J35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새끼가 죽은 지 9일, 새끼의 주검은 썩기 시작했지만, 어미는 새끼를 하늘나라로 보내지 않고 있다.

미국 시애틀 지역매체 ‘큐13 폭스채널’ 등 주요 매체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범고래 J-35의 애도 행동이 1일(현지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J35는 미국 시애틀에서 캐나다 밴쿠버 사이의 세일리시해에 머물러 사는 남부 정주형 범고래(SRKW) 제이(J)무리 75마리 중 하나다. 지난달 24일 새끼를 낳았으나 곧바로 죽었고, 그 뒤부터 죽은 새끼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며 헤엄치고 있다.

연구팀은 지난달 30~31일에는 J35의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1일 오후 2시45분께 J35가 여전히 죽은 새끼를 데리고 헤엄치는 걸 발견했다. 죽은 새끼의 사체는 이미 부패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폭스채널은 전했다.

J35의 행동은 죽은 개체를 슬퍼하는 ‘애도 행동’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돌고래를 비롯해 페커리 등 일부 종에서 애도 행동이 발견된 바 있다. 

문제는 J35가 이러한 행동을 하면서는 먹이 사냥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죽은 새끼가 가라앉지 않도록 주둥이로 계속 무거운 사체를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대 보존생물학연구센터의 데보라 자일즈는 ‘시애틀타임즈’와 인터뷰에서 “어미 범고래가 새끼 범고래를 물에 띄우기 위해 6~7번의 긴 호흡을 한 후 깊게 잠수한다”며 어미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제니 앳킨슨 고래박물관 대표는 “아마도 J35의 친척 범고래들이 먹이를 구해주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건강한 범고래한테도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하는 일인 데다 스트레스가 클 것이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말했다.

죽은 새끼를 데리고 무리가 며칠째 이동하는 행동을 일종의 ‘장례식’이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현재 J35는 J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가까운 친척들은 J35를 둘러싸며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니 앳킨슨은 2일 ‘시비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J35의 가족이 번갈아 죽은 새끼를 맡고 있는 거로 볼 수 있다. 아직 (J35가 아닌 다른 가족이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J35가 새끼 없이 헤엄치는 장면이 자주 관찰됐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다른 고래가 대신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동물행동학자 마크 베코프도 1일 ‘사이콜로지 투데이’ 블로그에서 “J35는 확실히 새끼를 잃은 것에 대해 슬퍼하고 있다. 다른 동료들도 이 추도식에 번갈아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연구를 통해 비인간동물의 인지와 감정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이 많이 밝혀지고 있다. 이번 사례에서도 많은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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