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8월 01일 17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01일 17시 27분 KST

북한이 ICBM 계속 만들고 있다는 소식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

'놀랄 필요는 없다'는 지적.

KCNA KCNA / Reuters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어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은 다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약속’을 어긴 건 없다고 본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 국가이익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은 31일 AFP 인터뷰에서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얘기했던 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며 새 ICBM 생산 소식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월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핵무기 연구 부문과 로케트 공업 부문에서는 이미 그 위력과 신뢰성이 확고히 담보된 핵탄두들과 탄도로케트들을 대량생산하여 실전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렸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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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확히 따지면, 북한이 핵·미사일의 생산 중단이나 폐기를 약속한 적은 아직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바로 그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미국이 북한과 구체적인 비핵화 조건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합의에 이르렀다는 소식은 없다.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북한은 ‘핵·미사일 대량생산’이라는 자신들의 목표대로 행동하고 있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폭스뉴스 기고문에 ”팩트는 분명하다”며 이렇게 적었다.

내가 잔혹하고 살인적인 김정은 정권의 옹호자처럼 들리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팩트는 분명하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이나 회담 도중이나 회담 이후에도 미사일 또는 핵 생산 동결에 합의한 적이 없다. 

김정은은 ICBM이나 핵무기 시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그건 모두 긍정적인 조치들이다. 그럼에도 북한 정권이 첨단 미사일과 핵 폭탄들을 시험, 개량, 생산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게 바로 핵보유국이 하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가 충격을 받아서는 안 된다. 우려스럽지만 충격 받을 건 아니다. (폭스뉴스 7월31일)

그는 트럼프 정부의 대응이 관건이라며 ICBM 생산 보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건 ”옳지 못한 접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대신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김정은 정권을 계속 압박해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종전선언에 합의하는 대가로 검증 절차가 수반되는 미사일·핵프로그램 영구동결을 요구할 것을 트럼프 정부에 제안했다. 그렇게 하면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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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매체 ’38노스′ 설립자 조엘 위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냉전시기의 옛 소련이나 오바마 정부 당시의 이란도 미국과의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핵물질 생산을 계속했다며 ”(비핵화 최종)합의문의 잉크가 마를 때까지 북한이 먼저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비핵화 최종)합의문의 잉크가 마를 때까지 북한이 먼저 핵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미국과 소련이 군축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미사일과 핵무기를 계속 만들던 냉전 때도 그랬다.

더 최근으로는 이란도 미국과 핵합의를 벌이는 와중에 핵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계속 만들고 있었다.  

 

그는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더 서둘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속하게 구체적인 비핵화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었다는 것. ”구체적인 합의문을 놓고 (비핵화) 쟁점들에 대한 진정한 협상을 벌이는 사람들이 이미 있었어야 한다.” 

비핀 나랑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도 ”이건 김정은이 사기를 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미국 정책의 실패”라고 꼬집었다.

요점 : 이건 북한이 자신들의 약속 그 어느 것에도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게 아니다. 김정은은 자기가 하겠다고 말했던 그걸 정확히 그대로 하는 중이다. 우리는 생산동결을 독려할 수 있는 그 어떤 것(보상)도 아직 그에게 제안하지 않았다. 이건 김정은이 사기를 치고 있는 게 아니다. 이건 미국 정책의 실패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