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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약 아무리 먹어도 낫지 않는다면 '이것' 의심해야 한다

ⓒchameleonseye via Getty Images
ⓒhuffpost

“하루에 약을 36알 먹었어요.”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두통은 감기만큼 흔하다. 두통은 스트레스성 두통, 불안성 두통, 긴장성 두통 등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그중 가장 통증 강도가 높은 두통은 편두통이다. 편두통은 주로 한 쪽 머리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통증이 짧게는 4시간, 길게는 72시간 동안 지속한다. 편두통 통증을 망치로 두드리는 느낌 혹은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으로 묘사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구역감이나 구토 증상을 동반하는 사람들도 있다. 문제는 편두통 환자가 이런 심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진통제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환자는 편두통 때문에 한 가지 종류의 약을 하루에 36알씩 복용한 적이 있다. 심지어 “약을 끊으라고 하면 차라리 전 죽겠어요.” 라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7월 18일 메디텔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가 편두통으로 인한 약물 과다 복용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일주일에 2번 이상 진통제 먹으면 약물 남용 두통을 의심해라

많은 사람이 대부분 두통이 시작하면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진통제를 찾아 먹는다. 삼성서울병원 정진상 교수의 말에 따르면 진통제를 간혹 먹는 것은 괜찮지만 일주일에 2번 이상 약물을 복용한다면 약물 남용 두통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장기간 습관적으로 진통제를 남용하다 보면 오히려 전문 치료제들의 효과를 떨어트린다. 심지어 약물 남용 두통이라는 가장 치료하기 힘든 두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편두통이 경미하면 진통제로 다스릴 수 있지만, 진통제 복용만으로 편두통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진통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철저한 병력조사와 생활습관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약물의 용법·용량을 반드시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것

편두통 환자에게 자주 쓰이는 치료 약물 중에 에르고타민 제제가 있다. 이 약물의 성분은 에르코타민타르타르산염 1mg과 카페인무수물 100mg으로 이루어져 있다. 커피 한 잔에 카페임 함량은 대략 25mg이다. 다시 말해 이 약을 한 알을 먹으면 커피를 최소한 4잔을 마시는 것과 같은 카페인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정진상 교수는 보통 편두통 환자에게 처방할 땐 이 약의 반 알만 처방해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약물의 용법용량에 따르면, “성인은 첫 회 복용량으로 1회 2정을 복용하고 치료 효과가 없으면 30분마다 1정씩 복용한다”로 묘사되어 있다. 서양 환자들의 기준으로 만든 약정을 그대로 번역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에르코타민제제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약이기 때문에 과다복용 시 손발이 차지고 입술이 청색으로 변한다. 불면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제는 이 약을 살 때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집에서 복용할 때 약물의 설명서에 쓰인 용법용량을 따르지 않아야 한다. 전문이의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에르고타민 제제의 약물로는 크래밍 (크라운제약), 카펠큐 (명인제약) 등이 있다.

두통일기를 써라

하루에 약물을 복용할 때마다 기록을 해 두는 것이 좋다. 그 기록을 보면 얼마나 자주, 어떤 약물을 얼마만큼 복용했는지를 알 수 있다. 진통제 외에 다른 약물을 먹었을 때 두통이 일어난다면 그 약물 이름을 적어두는 것이 좋다. 주로 경구 피임제, 혈압강하제, 위궤양 치료제 등이 두통을 유발하는 약물이다.

두통일기의 또 다른 장점은 편두통을 촉발하는 여러 요인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요인들을 발견하기 위해 정진상 교수는 매일 두통일기를 쓰는 것을 권한다. 두통이 발생하기 전에 무엇을 먹었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꼼꼼히 기록하는 것이 좋다. 보통 붉은 포도주, 치즈, 유제품, 초콜렛, 해산물, MSG함유 식품 등이 두통을 부르는 음식이다. 호르몬 변화도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월경, 배란기, 임신 기간에 두통이 더 자주 발생한다. 날씨의 온도 변화, 청각, 시각, 후각의 변화, 수면 문제, 스트레스 등도 자세하게 기록하면 좋다. 적어 놓은 일기를 보면서 두통을 유발하는 생활 습관을 고쳐가고 약물을 남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커피를 끊어라

커피 속의 카페인은 혈관 수축제로 혈관을 좁히고 혈류를 제한한다. 이것은 편두통이 유발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혈관 확장과 신경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두통 완화에 유용하다. 또 카페인은 진통제 보조제로도 알려져 있다. 진통제를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때론 임산부들이 두통을 겪을 때 커피와 함께 진통제를 같이 먹으라고 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제대로 사용될 때만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커피를 과도하게 매일 마시면 치료제에도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약물을 과도하게 복용하는 것과 같은 증상을 나타낸다. 커피가 혈관을 늘 수축시켜 치료제의 효과도 떨어트리고 부작용을 일으킨다. 오히려 편두통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정진상 교수는 디카페인 커피도 추천하지 않는다. 커피는 아예 마시지 않아야 한다.

편두통은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경험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그런데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편두통 때문에 약물을 남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나에게 알맞은 치료제를 선택하고 안전하게 편두통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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