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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 정치인이 "고시엔 없애자"고 주장하는 이유

ⓒNews1

″고시엔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끝내라!”

일본의 극우 정치인이자 방송 출연 변호사로 유명한 하시모토 도루 전 오사카 시장은 26일 아메바 TV의 ‘하시모토 도루의 즉각 리플’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매년 여름 일본의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효고현 니시노미야 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데, 이에 ‘고시엔’이라 하면 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본선을 뜻한다.

도루 전 시장은 ”고시엔이 학원 스포츠의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근본 원인”이라며 ”대학 미식축구, 스모, 여자 레슬링의 근원도 고시엔. 학교 야구부는 본질은 전전(2차 세계 대전 전)의 군인 양성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최근 일본 대학 미식축구에서 감독의 지시를 받은 선수가 상대 선수에게 치명적인 백태클을 저지르는 일이 있었으며, 한 유명 스모 선수가 후배를 맥주병으로 폭행하는 사건 등이 벌어진 바 있다. 

이어 그는 ”군사 교련을 바탕으로 윗사람의 명령에 절대로 순종한다든가. 대체, 이런 시대에 까까머리인 것도 이상하지 않나?”라며 ”‘백구(야구공)를 쫓는 청춘’ 같은 예쁜 말의 프레이즈도 전부 글렀다”라고 밝혔다.

고시엔의 주최 측인 아사히신문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아사히신문은 ‘더운 날씨에 운동은 삼가시라’라는 기사를 썼는데, 일단 고시엔부터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8년 고시엔은 8월 5일부터 시작한다. 일본의 더위가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최고 기온은 30도를 훌쩍 웃돌고 있다.

도루 전 시장은 특히 ”어른들은 실내 온도가 28도를 넘는 곳에서는 일하지 못하도록 되어있으니까 아사히 신문 사옥도 그럴 것이다”라며 ”그런데 30도가 넘는 곳에서 일하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Dylan Buell via Getty Images

극단적인 말투기는 하지만 귀기울일만 한 이야기다. 고교 야구선수는 ‘청춘’ 이라는 이름으로 가혹한 여름에 ‘근성’을 불태우도록 강요받는다.

일본의 하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인 고시엔은 국가적 축제로 전국에서 약 4000개(2017년 기준 3839개)의 고교가 참가해 예선을 치르고 이 가운데 49개 팀만이 본선에 올라 토너먼트 경기를 벌인다.

‘1천만 관객’이라는 말답게 전국적인 주목을 받다 보니 어린 선수들은 그야말로 온 힘을 불태우는데, 1996년 봄에는 다카츠카 노부유키라는 선수가 다섯 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가 어깨 부상을 입고 영영 구위를 찾지 못한 바 있다. 그간 선수들이 스스로 출전하고 싶다고 주장해도 이를 막는 것이 올바른 지도자의 역할이라는 비판이 있었다.

일본 출신의 메이저리그 투수 다르빗슈 유(32)는 지난 2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규모가 지나치게 커져 버린 일본 고교야구대회를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생이 고시엔처럼 큰 대회에 나가면 무리를 하게 된다. 차라리 고시엔 대회 자체를 없애고 1년에 여러 번 나눠서 소규모 대회를 열면 선수가 무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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