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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9일 18시 11분 KST

개인 파라솔 들고 해변에 간 가족이 겪은 황당한 사연

뉴스1
강릉 경포해수욕장 자율 파라솔 설치구역. 입구에서 15분 이상 걸어야 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여름 휴가철이 본격 시작된 지난 27일 춘천에서 4인 가족과 함께 강원 양양군 인구해변을 찾은 김모씨(44)는 도착부터 인상을 찌푸렸다.

해변 모래사장에 개인 파라솔을 꼽고 짐을 풀고 있을 때 누군가 오더니 자릿세 명목으로 만 원을 달라고 한 것이다.

“개인 파라솔도 돈 내야 하느냐”의 김씨의 물음에 “자릿세 명목 등으로 돈을 내야만 파라솔을 펼 수 있다”고 했다.

해변 뒤쪽에 ‘개인 파라솔 지정 장소’가 있지만 그곳은 모래사장이 아닐뿐더러 아이들이 노는 것도 볼 수 없는 후미진 곳이었다.

가족과 오랜만에 놀러온 김씨는 얼굴 붉히기 싫어 어쩔 수 없이 돈을 내고 파라솔을 폈다. 이곳 해수욕장의 파라솔 대여료는 하루 2만 원, 개인이 파라솔을 가져왔을 경우엔 1만 원이다.

해수욕을 마친 김씨는 춘천에서 가져온 카라반 야영비 하루 4만 원에 1인 이용료 3000원짜리 샤워실을 이용하고 이틀 뒤 춘천으로 돌아갔다.

김씨는 “야영비나 샤워실 이용료는 운영·관리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해하지만 개인 파라솔은 일부러 돈을 내지 않으려고 가지고 왔는데, 운영·관리비도 들어가지 않는 개인 파라솔을 쳤다고 돈을 받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높은 가격과 지역마다 상이한 ‘파라솔 요금’ 문제는 수년전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이제는 파라솔을 쓰는 대가로 일정의 돈을 지불하는 건 이해하는 분위기이지만 개인 파라솔 이용까지 돈을 받아 가는 건 이해가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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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파라솔 구간은 피서객들로 붐비는 구간과 다르게 한산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개인 파라솔 지정 장소도 해변 끄트머리나 모래사장이 아닌 곳이어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자유를 침해’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양양군에 따르면 관내 해수욕장 파라솔 대여료는 1만 원~1만 5000원이다. 개인이 파라솔을 가져왔을 땐 따로 설치할 수 있는 장소가 있고 돈을 받는 곳도, 받지 않는 곳도 있다. 지정 구역이 아니면 파라솔을 설치하지 못한다.

강원도 대부분의 해수욕장은 마을운영위원회나 번영회가 지자체로부터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받아 피서용품 등을 대여하고 있는데 여기엔 파라솔도 포함된다, 따라서 지자체가 허가했다면 파라솔 이용요금 징수는 합법이다.

문제는 마을운영위나 번영회로부터 외주를 받은 파라솔 임대업자들이 파라솔 대여료를 최대 3배까지 받고, 개인 파라솔을 가져와도 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

파라솔 요금 징수 과정에서 돈을 더 받는 경우도 종종 있어 ‘호갱’(호구 고객)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지자체에서 통일 된 요금을 고지했지만 마을운영위나 번영회에서 외주를 받은 파라솔 임대업자들은 더 많은 요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 피서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강릉시는 공유수면 점용 허가를 받아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번영회와 마을운영위원회에 파라솔 대여금을 1만 원으로 통일하라고 고지했다.

경포해수욕장의 경우, 개인 파라솔을 가져온 사람은 해변 끝에 마련된 ‘자율 파라솔 설치구역’에 가야한다. 그곳은 해변 중앙 입구에서 걸어서 15분 이상 떨어진 곳에 있어 짐을 가지고 이동하기 불편하다. 동해 망상해수욕장도 이와 비슷하다.

개인 파라솔 피서객 박모씨(52) “‘돈 내지 않으려면 저쪽 가서 놀아라’는 식”이라며 “똑같은 피서객인데 차별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강릉시의 한 번영회 관계자는 “파라솔 요금을 몰래 더 받는 파라솔 임대업자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양군 관계자는 “개인 파라솔을 가져왔음에도 돈을 받는 해수욕장이 있어 불만을 제기하는 민원인이 있다”며 “해수욕장 운영기간 마을이 공유수면점용 허가를 받았고, 운영하려면 운영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요금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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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해수욕장에 자율 파라솔 설치구역이 피서객이 많이 붐비는 곳과 걸어서 15분 이상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