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의원이 ‘민주화 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27일 잠들었다.
이날 오후 4시께노 의원의 위패와 유골이 모란공원에 도착하자 “여러분 노회찬이 어디있습니까”라는 상여꾼들의 구슬픈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도 노 의원의 마지막을 함께 하기 위해 이 자리엔 1000여명이 함께했고, 전라남도 광주와 경기도 고양시 등 전국 각지에서 10여대의 관광버스도 올라왔다.
오후 4시17분께부터 안장식은 시작됐다. 노 의원의 동생 노회건씨가 하관식을 위해 유골함이 쌓인 금색 보자기를 풀었다. 노씨는 형의 유골함을 꽉 끌어안으며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노씨는 유골함을 안장한 뒤 주머니 속에서 흰색 천으로 쌓인 무언가를 꺼내 유골함 위에 소중하게 올려놓았다. 곧이어 부인 김지선씨가 유골함 위로 취토했고, 뒤이어 이정미 대표와 심상정 의원도 흙을 한 줌 올렸다. 이들이 유골함 위로 흙을 덮는 동안 추모객들은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모두 오른손을 들고 눈물 속 합창을 했지만, 부인 김씨는 앞으로 두 손을 모으고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추모객들은 곳곳에서 오열했다.
천호선 전 대표는 “나쁜 일이 있을 때 저희보다 먼저 나섰고, 좋은 일이 있을 땐 먼저 뒷걸음치며 양보했다”며 “이런 당신을 우리는 기억만 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당신처럼 살 자신, 당신처럼 정치할 자신 가진 사람 많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고 한다. 정의당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채 정의당 전 공동대표는 “정의감 넘치는 고등학생, 시대의 아픔에 민감했던 대학생, 불꽃으로 쇠붙이 이어 붙이던 용접 노동자, 삼성 엑스파일로 의원직을 잃어도 다시 하겠다고 말한 노회찬 대표 잘 가십시오”라며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이후 조문객들은 정의당을 상징하는 색깔인 ‘노란 국화꽃’을 들고 헌화를 했다. 노 의원 묘역 근처에는 노 의원의 ‘영원한 조직실장’으로 불렸던 고 오재영 보좌관이 잠들어있고, 전태일 열사와 조영래 변호사, 문익환 목사,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의 묘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