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이자 ‘집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뤄진 러시아 측과의 ‘트럼프타워 회동’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처음 그 존재가 알려진 이 회동은 트럼프 일가와 러시아의 공모를 뒷받침할 정황 증거로 꼽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지원”이라는 설명과 함께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에게 해를 끼칠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트럼프 주니어는 ”매우 좋다”며 뉴욕 트럼프타워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러시아 인사들을 만났다.

이 회동에는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현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당시 선거대책본부장 등도 동석했다. 

CNN은 코언의 증언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언이 러시아의 대선개입 및 트럼프 캠프 공모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과 이같은 정보를 공유할 의사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들은 코언이 자신의 진술을 입증할 녹음테이프 같은 증거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NBC뉴스 역시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코언이 뮬러 특검에 협조할 뜻이 있다고 보도했다.

코언은 러시아 변호사의 미팅 제안을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자리에 자신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동에 대한 거짓 해명을 트럼프 주니어에게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수사 관련 변호를 이끌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는 26일 CNN 인터뷰에서 코언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언이 트럼프 정부에서 ‘자리’를 얻지 못해 ”억울”해하고 있으며, 트럼프 주니어를 ”매우, 매우 질투하는” 인물이라고 폄훼했다.

보도 직후 줄리아니는 CNN에 출연해 ”그는 일주일 내내, 아니 2주동안, 몇 년 동안 거짓말을 해왔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 내가 검찰이라면 그를 증인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줄리아니는 코언의 주장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 논란의 회동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해왔다. 코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의 해명은 거짓이 된다.

이 회동은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홍보담당자인 로브 골드스톤이 클린턴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회동을 주선하겠다는 이메일을 트럼프 주니어에게 보내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주니어는 ”당신이 말한 내용이 맞다면 매우 좋다(I love it)”고 답장을 보냈으며 두 사람은 곧바로 일정을 조율하기 시작했다.

이 회동에 참석한 핵심 인물인 러시아인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는 러시아 정부 고위 인사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P는 수천개의 문서를 들여다본 끝에 베셀니츠카야가 러시아 정부 고위 변호인들의 대필자로 일했으며, 내무부 고위 관계자의 직원들과도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베셀니츠카야는 자신이 ”모든 정부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의 지시를 받아 트럼프타워 회동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코언과 그가 ‘모시던’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24일 코언의 법률팀은 코언이 트럼프와의 대화를 몰래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했다. 대선을 앞둔 2016년 9월, 트럼프와 불륜설에 휩싸인 전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전달할 ‘입막음 돈’에 대한 대화였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Michael Cohen Says Trump Knew About Trump Tower Meeting With Russians In Advance: CN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