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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를 숙연하게 만든 휠체어 탄 의원의 5분 발언 (영상)

휠체어 때문에 별도의 연단에 서서, "누군가의 도움 없는 일상을 꿈꾼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나갔다.

ⓒ제주도의회

“아침에 눈을 떠 휠체어 올라타 턱이 없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면대 높이를 조절해 세수하고 저상버스를 타기 위해 전동 휠체어로 콧노래 부르며 버스를 타는 일상적인 삶을 꿉니다. 친구와 쇼핑하면서 멋도 부려보고 가족들과 관광지에서 여행하며 폼 잡고 사진도 찍으면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다녀보길 꿈꿉니다.”

지난 24일 오후 열린 제주도의회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장에서 한 의원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자 장내는 숙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경미 의원의 5분 발언이다.

휠체어를 타는 김 의원은 이날 의장 바로 앞에 마련된 연단에 오르지 못하고, 그 옆에 마련된 별도의 연단에서 발언을 진행했다. 애초 도의회는 장애인 의원들을 위해 휠체어로 연단에 오를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공간이 좁아 구조 변경이 어렵게 되자 옆에 별도의 연단을 마련했다.

김 의원은 “이번 11대 도의회에 많은 장애 의원이 입성함에 따라 경사로 공사 등 의회 사무처에서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홀로 다른 단상에서 말씀드린다. 42명의 의원과 구별되고, 소외되는 감정은 모든 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것이기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의원들과 원희룡 지사 등 집행부도 김 의원의 발언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민선 6기에도 유니버설 디자인 공약이 포함돼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가이드라인도 완성했지만 실천 사례는 없다. 원 지사가 다시 한 번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 조성 및 장애인 보행환경 개선’을 민선 7기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는 공약 실천의 첫 단계로 도시디자인담당관을 신설하고 있다. 전문인력 배치와 힘을 실어달라. 철저한 준비와 강력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나자 김태석 의장은 “의장으로서, 지난 10대 때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를 대표 발의했던 의원으로서 직무에 충실하지 못했던 점 사과드린다. 지사와 담당 공무원들도 철저히 적용되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이 호소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도구, 시설, 설비를 설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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