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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당신의 상상을 훨씬 초월한다

짐바브웨를 넘어설지도 모른다

알레한드로 워너 IMF 국장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00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만 해도 1만3000% 수준으로 예상했지만 석달 만에 예상치가 80배 가까이 뛰었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워너 국장은 ”베네수엘라는 여전히 심각한 경제적, 사회적 위기에 처해있고 올해 국내 총생산(GDP)도 18%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1923년 말 독일이나 2000년 후반 짐바브웨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제는 2014년 유가 하락과 동시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한때 제1의 산유국으로 꼽혔던 베네수엘라는 기름을 팔아 번 돈으로 복지 확충 등 정부 지출을 마구 늘렸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화폐를 더 찍어내기 시작했고 이는 곧 인플레이션,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IMF

 

베네수엘라는 아예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경제지표 발표 자체를 중단했다. 감당하거나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다. 정부가 발표를 거부하자 의회가 자체적으로 집계해 발표했는데 여기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4만6305%였다.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생필품 부족으로 전체 인구의 3/4의 체중이 8.7kg이나 빠졌다는 이야기가 언급될 정도였다. 화폐가 제 가치를 못하자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대체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기록적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더 심한 경우도 있었다. 앞서 워너 국장이 언급한 독일과 짐바브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은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화폐를 마구 찍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생산시설의 부족으로 생필품 등 각종 공급이 부족해지는 상황까지 겹치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1919~21년 사이 물가가 약 1조배 올랐으며 1924년엔 역대 주화 가운데 최고가인 1조 마르크 동전이 나왔다.

 

ⓒbusinessinsider

 

가장 최근엔 짐바브웨 사례가 있다. 짐바브웨는 퇴역 군인들에게 GDP의 3%에 달하는 과도한 보너스를 지급하고 계획에 없는 내전에 개입해 돈을 지출하는 등 정책 실패와 정치적 위기를 연달아 벌였다. 그리고 부족한 재원을 화폐 발행으로 돌파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전쟁이나 별다른 위기도 없는 상태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맞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SteveAllenPhoto via Getty Images

 

2008년 말 짐바브웨의 인플레이션율은 897해%에 달했다. 이 현실감 없는 숫자를 다시 풀어 쓰면 89,700,000,000,000,000,000,000%다. 짐바브웨는 100조 짐바브웨 달러 화폐를 발행한다. 이 돈을 내면 고작 달걀 3개를 살 수 있다.

 

ⓒsottnet

 

헝가리의 사례도 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치면 독보적이다. 앞서 짐바브웨는 100조짜리 지폐를 발행했지만 헝가리에는 1해짜리 지폐도 있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헝가리는 화폐 단위를 바꿨는데 이때 교환 비율이 40양:1이었다. 양은 우리가 숫자를 세는 조, 경, 해, 서 다음에 위치하는 단위로 1양은 10의 28제곱,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이다.

앞서의 여러 사례에서 볼수 있듯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정부의 재정정책, 통화정책의 실패와 전쟁 등 외부환경에서 발생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국 국민에게 전가된다. IMF 워너 국장은 베네수엘라 경제 규모가 지난 5년간 50% 축소 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세계적으로 60년 만에 가장 가파른 경제 축소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현재의 자국 경제위기가 미국과 유럽이 경제전쟁을 벌인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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