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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기무사령부가 국방장관을 공개적으로 '디스'했다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의 명예를 걸고 답변드린다."

ⓒ뉴스1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둘러싼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1.이 문건은 불법인가?

2.송영무 국방장관은 불법 문건의 존재를 알고도 은폐했나?

장관의 은폐 의혹과 관련해 현직 기무사령관, 기무부대장이 장관과 맞서는 초유의 일이 국회에서 벌어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24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병삼 국방부 100기무부대장(대령)은 위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장관은 7월9일 오전 간담회에서 ‘위수령 문건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내가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되는지 검토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송 장관이 처음엔 ‘문제 없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기무사를 수사대상이자 해체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런 내용은 지난 12일 KBS가 보도한 적이 있다. 당시 국방부는 ”장관이 관련 언급을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민 대령은 ”장관은 여러 업무를 소관하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날 수 있다. 그러나 저는 기무사령부 관련 말씀이어서 명확히 기억한다”며 ”저는 36년째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다. 군인으로서 명예를 걸고, 양심을 걸고 답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강하게 반박했다.

″완벽한 거짓말이다. 대장까지 지낸 국방부 장관이 거짓말을 하겠나.”

민 대령은 ”당시 간담회 내용은 운영과장이 피시(PC)에 쳐서 기무사에 보고했다. 그 내용이 다 있다”고 반박했다. 민 대령은 ‘그러면 그 문건을 제출해달라’는 이주영 한국당 의원의 요구에 ”제 직권으로는 할 수 없고 상부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회의실에 있던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제출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기무사령관과 기무부대장이 함께 국방장관을 몰아세운 셈이다.

기무사 계엄 문건을 보고받던 상황과 관련해서도 기무사와 장관의 주장은 엇갈렸다.

이석구 사령관은 지난 3월16일 ‘계엄령 문건’을 송 장관에게 보고할 당시 사안의 위중함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20분 동안 직접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송 장관이 문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송 장관은 “5분 정도 보고를 받았다. 문건이 아니고 지휘 일반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문건은 두꺼워서 다 볼 수 없으니 놓고 가라고 했다”는 기존 설명을 되풀이했다. ‘제대로 보고 받지 않아 위중함을 몰랐다’는 취지다. 

송 장관은 ”저는 평생 정직하게 살아왔다. 증인이 있다”라며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송 장관의 군사보좌관인 정해일 준장이 송 장관을 거들었다.

정 보좌관은 “장관이 2월경 위수령 검토는 큰 문제가 없지 않느냐고 이야기하면서 위수령은 현 법령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기하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4월9일 위수령 폐기를 결재했다. 따라서 7월에는 위수령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없었다”며 “민 대령이 혼돈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민 대령은 36년 군생활을 했다고 했다. 기무사에서 25년 근무했다. 저는 동명부대 지휘관, 판문점 대대장을 했다. 순수한 야전 군인이다. 지휘관 발언을 왜곡 각색하고 국민 앞에 보고한다는 것은 굉장히 경악스럽다”며 민 대령을 비난했다.

정 보좌관은 3월16일 기무사령관의 보고와 관련해서도 “제가 기록을 갖고 있다. 기무사령관은 그날 10시38분 국방부 본관 2층에 들어왔다. 보좌관실 실무자들 7~8명과 악수하고 10시50분에 장관실에 들어가서 5분간 보고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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