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7월 24일 15시 18분 KST

'핀란드가 교과목을 없앤다'는 끈질긴 가짜 뉴스의 정체

2015년에 이미 공식 발표까지 했다

핀란드가 학교 수업에서 교과목을 없애고 ‘코스’(course)나 ‘주제’(topic)로 이를 대체한다는 과대 뉴스의 생명력은 정말 질기다. 약 3년 전인 2015년 인디펜던트 등의 영미권 외신을 통해 퍼지기 시작한 이 뉴스가 최근 한국에서 다시 돌고 있다.

헬싱키 교육부의 마조 킬론 교육청장이 ”아이들이 지금 가르쳐지는 방식은 1900년대 초반 학생들에게 유익한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며 ”(핀란드는 앞으로) 교육 과정에서 학교 과목을 제거하고 개별 사건과 현상에 대한 연구로 대체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Naver/captured

최근에 가장 많이 공유되는 링크는 2015년 인디펜던트 기사를 ‘인라이튼드 컨셔스니스’라는 매체가 2017년에 짜깁기한 글을 2018년 한국의 한 블로거가 번역한 것이다.

실제로 핀란드 국가교육원(Finnish National Agency for Education)은 2015년 3월과 2016년 11월 두 번에 걸쳐서 “핀란드 학교에서 교과목은 사라지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공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해당 공고를 보면 ”최근 핀란드가 각 과목으로 나누어진 수업을 폐지한다는 보도가 국외 매체를 통해 나온 바 있습니다”라며 “2016년 8월에 기초 교육의 핵심 커리큘럼을 새롭게 바꾸기는 했지만, 교과목 중심의 수업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2016년 8월의 기초교육 핵심 커리큘럼은 교과목 폐지로 오해할 수 있는 일부 변경사항을 담고 있다”면서도 “미래를 향한 도전에 직면해 위해 각 교과목을 포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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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국가교육원이 올린 글. 

경향신문이 최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핀란드 교사 마아릿 루탈라 씨의 발언을 들어보면 핀란드의 현 상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아래는 경향 신문의 보도 중 일부다. 

새 교육과정이 시작됐을 때 일부 해외 언론은 “핀란드가 개별 교과를 모두 없애고 주제별 수업으로 대체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과장된 것이었다. 지난 30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핀란드 교사 마아릿 루탈라는 “모든 과목이 없어진다는 건 오해”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2018년 5월 31일)

다만 핀란드의 교육 개혁이 새로운 것은 사실이다. 핀란드는 2014년부터 2년 동안 교육 개혁을 준비하고 2016년 8월부터 새로운 국가 핵심 교육과정을 적용해 실시하고 있다. ‘현상 중심 수업’으로 불리는 이 수업에서는 아래와 같은 걸 탐구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교급식을 주제로 한다면 화학시간에는 ‘어떻게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할까’를 놓고 토론한다. 이어진 수학시간에서는 식재료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종교·역사수업에서는 특정 음식을 금지하는 문화를 익힌다. 무상급식에 대한 토론은 사회시간의 몫이다. 가정시간에는 균형잡힌 한끼 식단을 짜 직접 요리해본다. - 경향신문(5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