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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23일 17시 47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7월 24일 09시 15분 KST

샌프란시스코가 진짜 스마트 도시다

샌프란시스코 집에서 공항 가는 길에 탄 우버X 뒷좌석에서 운전자 쪽을 바라본 모습.
huffpost

이곳은 샌프란시스코의 유니온 스퀘어 주변의 쇼핑 중심지다. 지난 19일 식료품점인 트레이더 조에서 코코넛 음료수와 에너지바 몇 개를 산 뒤 밖으로 나왔다. 차 타면 15분 정도 걸리는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스마트폰을 들었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라 잘 알지 못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는 싫었다.

우버 앱을 열어 우리 집 근처의 일식당 주소를 목적지로 설정하자 가격이 나왔다. 혼자 차 한 대를 이용하는 우버X는 11 달러였다. 돈을 아끼기 위해 우버풀을 선택해봤다. 가격은 6.04 달러, 우리 돈으로 6858원 정도였다. 우버 앱이 알려준 바로는 7PPE313이란 차량번호를 가진 싸이언이란 차종이 내 차였다. 크리스틴이란 여성과 합승을 하게 되었다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었다.  

트레이더 조 입구 앞에는 나처럼 장 본 사람이 여럿 있었다.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도로 쪽에 서 있었다. 다들 공유차량 서비스를 기다리는 듯 했다. 잠시 뒤 하나, 둘 자가용이 찾아와 그들을 데리고 갔다.

5분쯤 기다렸을까. 왼쪽에서 앱에서 본 것과 같은 차가 스르륵 하고 도착했다. 운전사인 메다르도 옆 자리에 앉았다. 내가 자동차를 탄 곳 근처에 있던, 한국으로 치면 이마트 같은 상점인 타겟 앞에서 크리스틴이 탔다. 운전하는 분은 내게 했던 것과 똑같이 “크리스틴?”이라고 물었고, 크리스틴은 확인차 “크리스틴”이라고 답했다. 뒷좌석에 자리 잡은 그녀와 함께 우리는 10분을 함께 달렸고, 한국에서 택시 타는 가격으로 편하게 식당에 도착했다.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본사에 갈 때면 항상 우버나 리프트 앱을 켰다. 일주일의 출장 기간 동안 매일 이용한 이 차량 공유서비스는 부를 때 마다 5분도 안 되어 스마트폰에서 차량 배정이 이뤄졌고, 3~5분 만에 집 바로 앞에 도착했다. 이미 앱에서 목적지를 적어놨고, 해당 거리에 맞는 가격도 지불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집 앞에서 자동차를 타고, 목적지에 내리면 됐다.

우버의 공유 전기자전거, 점프 바이크. 페달을 밟으면 저절로 전기장치가 구동돼 가속이 된다. 거리 아무 데나 묶어 두고, 앱으로 풀어 타고 다니면 된다. 중거리를 다닐 때 매우 편리하다.

이곳 샌프란시스코에는 차를 잠시 임대하는 방식이나, 카풀을 이용하는 방식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포드의 포드고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고, 우버의 전기자전거도 이용할 수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본사에서 근무하는 회사 동료 피터는 포드가 운영하는 카풀 방식의 셔틀서비스인 채리어트를 이용해 통근을 한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교통수단을 스마트폰을 이용해 손쉽게 이용할 수 있었고, 기존의 전통적인 교통수단인 택시나 버스, 지하철도 모두 이용가능했다.  

포드의 합승 차량 채리어트.

우버풀을 이용해 도착한 식사 장소는 오픈테이블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예약을 했다. 이곳에서 에어비앤비 인턴으로 근무하는 회사 동료는 식당이 항상 붐비니 항상 오픈테이블이나 레지 같은 식당 예약 앱을 이용해 미리 예약을 하고 온다고 했다.

이곳에 머물며 일주일 동안 나와 회사 동료들은 집에서 살았다. 미국에 오기 전 한국에서 스마트폰으로 에어비앤비 앱을 열어 일주일 간 이 집을 임대했다. 샌프란시스코 스콧 스트리트에 있는 2층 짜리 고급 주택은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일주일 간 내 집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한복판에 있는 2층 짜리 고급주택에서 살아본다는 경험은 정말 특별하다. 아침에 일어나 잘 때까지, 밥을 먹을 때 마다, 집 안의 구조를 살펴볼 때 마다 미국과 미국인을 느낀다. 그들의 삶의 형태에 대해 생각하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아볼 수 있었다.

이 같이 공간과 모빌리티에 대한 수많은 선택권은 도시 곳곳에 대한 접근권을 갖게 해주며 도시가 갖추고 있는 인프라의 기능을 120% 활용할 수 있게 해줬다. 다양한 가격대로 이용할 수 있는 이 다양한 선택권은 도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고, 어디에서든 손쉽게 머물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줬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스마트한 기술은 도시에서의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 도시다. 기술을 이용해 도시에서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는 도시 말이다.

그런데, 정부가 생각하는 스마트 도시는 도대체 무엇일까.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각종 스마트 인프라를 깐다고 하는데, 기대보다 걱정이 크다. 도시란 높은 밀도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배치해 적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인데, 이 본질적 의미의 ‘도시’가 빠지고 ‘스마트’만 강조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가장 걱정되는 상황은 돈을 들여 각종 인프라만 덕지덕지 설치하고, 그것이 실제 도시인들의 삶에 아무런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그야말로 돈 낭비일 뿐이다. 샌프란시스코처럼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나서서 도시를 경험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짜 스마트 도시를 만드는 방법이다. 정부는 역시나 2차 산업의 시대에서와 똑같이 모두 직접 설계하고, 하달하며, 직접 플레이어가 되어 민간이 창발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사업영역까지 차지하지 않았으면 한다.

포드의 공유자전거 고바이크. 서울시의 공유자전거 따릉이처럼 한 거치대에서 빌려 목적지 근처의 거치대에 반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