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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서 13년간 살다온 의사가 말하는 '진짜' 난민 이야기

ⓒ뉴스1

13년간 예멘에서 외과 의사로 봉사활동을 펼친 박준범 선교단체 인터서브코리아 전 대표는 18일 제주이주민센터에서 열린 에멘 난민 관련 세미나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예멘 난민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날 세미나는 ‘기독교인으로서 난민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와 제주기독교교회협의회(제주NCC), 제주YMCA가 공동 주관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난민은 영어로 displaced person으로 즉 거주지에서 떨어져나온 사람을 뜻한다”며 “전쟁을 피해서 온 사람들을 가짜 난민, 진짜 난민으로 구분할 게 아니라 본토를 떠날 수밖에 없던 한 인간으로 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박 전 대표은 자신의 경험담을 토대로 예멘 난민을 둘러싼 우려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먼저 “예멘인들이 여성을 핍박하기 때문에 성폭행을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들은 종교상 술을 먹지 않기 때문에 술범죄가 없고 여성을 약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제주로 온 예멘인들이 대부분 젊은 남성인 점과 관련해서는 ”가족이 다함께 움직이면 항공료를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가족의 노동력인 20~30대 아들이나 가장을 먼저 보내 자리를 잡도록 한 것”이라며 ”정부군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기 위해 반군의 징집을 피해 온 남성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테러리스트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아마도 그게 가장 큰 고민일 것이다. 그런데 테러리스트는 이슬람 중 1% 미만인 그룹인데다 예멘 사람들도 당황스러워하는 존재”라며 ”이번에 온 이들은 평범하고 온순한 무슬림이기 때문에 긴장을 풀고 봐도 된다”고 당부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분명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이슬람은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가족을 모욕하는 언사를 했을 경우 폭력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며 최근 제주 한림에서 발생한 예멘인들 간의 다툼 역시 이같은 이유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예멘인들은 종교적으로 예민하기 때문에 선교를 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무조건 예배에 참석시키기 보다는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기도를 해주길 바란다”며 ”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주되 우리(기독교인들)의 욕심대로 끌어와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국은 아랍과 달리 근무시간도 길고 게으름을 싫어한다는 걸 예멘인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며 ”예멘인들의 기도문화를 인정하되 노동하는 시간엔 짧게 기도를 마칠 수 있도록 교육을 한다면 노동환경에서의 갈등이 점차 사그라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1

‘난민의 이주와 사회통합’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호택 피난처 대표는 ”국민 합의가 충분히 없었던 상황에서 예멘 피난민이 들어온 게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난민의 수용 정도와 절차 부분에 대해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며 ”국민이 수용하고 경험이 축적되는 속도로 난민을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를 마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 회원들이 발언에 나서 ”종교적인 이유로 사회통합을 주장하지 말고 국민들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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