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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사드의 승리는 아니다

ⓒLOUAI BESHARA via Getty Images
ⓒhuffpost

멀리서 뉴스보도를 통해 보는 시리아는, 민주혁명은 실패했고 아사드 정권이 승리했다고 비친다. 아사드 정권의 승리가 과연 맞는 말인가?

혁명이 시작된 이래 30만명 이상의 국민이 감옥에 수감돼 고생하고, 무고한 수감자들은 고문으로 수없이 사망했다. 시리아 정부는 수감 시설이 부족해, 재판 없이 수감자들의 사형을 집행해왔다. 최근 시리아 정부는 수감자 유가족들에게 “상속 절차를 시작하라”는 간략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매일 문자 300~400통을 발송했다. 무고한 그들이 언제까지 수감돼 있을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시리아 남쪽에서는 미국, 러시아, 요르단, 이란, 이스라엘 간 여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 협상들을 바탕으로 아사드 정부군이 도시 다라를 통제하고, 아사드군에 항복하지 않은 국민들을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주로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

잔혹한 러시아 전투기의 폭격으로 시리아인 수십만명이 다라주를 떠나 요르단 국경 앞에서 비인간적인 환경 속에 머물고 있다. 요르단은 절대 그들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아사드 정부와의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승리를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요구로 시리아 내 이란 민병대의 활동 범위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80㎞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쿠르드 민병대가 점령한 시리아 북쪽에서는 터키군이 쿠르드 민병대를 공격하지 않도록 미국이 감시하고 있다. 아사드 정부군과 쿠르드 민병대 양쪽이 사람들을 강제징집하는 한편 반대하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다. 며칠 전 락까에서 벌어진 남편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부인들의 시위에서 쿠르드 민병대가 여성 몇 명을 체포했다. 

시리아 곳곳에서 아사드군에 항복하지 않은 국민들이 이들리브주로 강제이주당해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이들리브에 남아 있는 시리아 반군들은 조용히 있으나 아사드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그들을 제거하려 준비하고 있다.

터키의 영향을 받는 시리아 북서 지역에는 반군들과 수백만명의 국민이 머물고 있다. 그들은 러시아와 아사드 정부군의 잔인한 복수를 기다리고 있다. 만약 그 지역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시리아인 수백만명이 터키로 탈출할 수밖에 없다. 터키가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러시아를 설득하고 있다.

최근 다시 기세를 회복한 아사드 정부는 모든 국민이 시리아 내 기관을 직접 방문해 개인정보를 갱신하고, 부동산을 재등록하라는 ‘제10법’을 제정했다. 시리아 밖으로 탈출한 시리아 난민 600만명, 실향민 700만명은 현실적으로 그곳에 방문할 수 없다. 결국, 그들의 신분증과 소유했던 모든 것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것을 아사드의 승리라고 말할 수 있는가? 아니면 그들은 시리아를 완전히 불태우고 있는 것인가?

이런 형태의 내전 종식은 잠시 있을 수 있지만, 자유혁명은 결코 막을 수 없다. 많은 국가가 시리아 무대에서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기 때문에 시리아의 비극은 악순환에 빠져들었다. 그것은 갈수록 악화해 거대한 용광로로 흘러가고 있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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