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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9일 11시 48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7월 19일 11시 49분 KST

4세 아이 사망 어린이집: 교사 11명이 아이 82명을 돌보고 있었다

벌써 11년 된 어린이집이지만, 거의 모두가 신참이나 마찬가지인 교사들이었다.

Kohei Hara via Getty Images

폭염 속에 통학 차량에 방치된 어린이가 또다시 숨졌다. 13살 미만 어린이 통학 차량에 대한 승하차 확인을 의무화한 이른바 ‘세림이법’(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이런 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 동두천시에서 어린이집 통원 차량에 7시간가량 방치된 김아무개(4)양이 숨졌다. 사고 당시 총 8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ㄱ(24)씨가 통원 차량을 타고 오전 9시40분께 어린이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김양만 미처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무려 7시간이 지난 오후 4시50분께 김양이 없는 것을 깨달았고, 9인승 통원 차량 뒷좌석에서 김양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김양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담임교사는 오후 4시께에야 김양 부모에게 연락해 등원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어린이집 쪽은 “아이가 정상 등원했다”는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서야 뒤늦게 김양을 찾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아이가 하차 또는 등원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어린이집 원장과 차량 인솔교사, 담임교사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호연 전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은 “아이들이 등원하면 먼저 출석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 교사의 기본 책임이다. 그런데 교사의 수가 절대 부족하거나 담임교사에게 너무나 많은 일을 맡기면 아이의 출석 여부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자료를 보면, 이번 사고를 일으킨 어린이집은 교사 11명이 어린이 82명을 돌보고 있다. 문을 연 지 11년 됐지만 교사 11명 중 9명이 이곳에서 일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아동을 차량에 방치하는 것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6월부터 강화된 도로교통법 53조(어린이 통학버스 운전자 및 운영자 등의 의무)에 따라, 어린이 통학버스를 운전하는 사람은 운행을 마친 뒤 어린이나 영유아가 모두 하차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어린이 하차 여부 확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통학버스 운전자에게는 범칙금 12만원과 벌점 30점이 부과된다.

범칙금 수준의 느슨한 법규로 인해 차량 안 어린이 방치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전북 군산에서는 어린이가 2시간 가까이 차량에 방치됐다가 지나가는 시민의 도움으로 구조될 수 있었다. 2016년 7월에는 광주광역시에 사는 최아무개(5)군이 폭염 속에서 약 8시간 동안 버스에 홀로 남겨졌다가 발견돼 최근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운전자 및 동승자가 차량에서 벗어날 때 미취학 아동을 차량에 방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1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18일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슬리핑 차일드 체크’(Sleeping Child Check) 제도 도입을 앞다퉈 청원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시행하는 이 제도는 통학 차량 맨 뒷자리에 버튼을 설치해 운전자가 시동을 끄기 전 반드시 버튼을 누르도록 하는 것이다. 차량 기사가 버튼을 누르러 가면서 아이들의 하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국공립 어린이집처럼 통학 차량에 반드시 보조교사나 안전인력을 투입해 승하차 안전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국공립 어린이집이 사립 어린이집보다 이런 사고를 덜 일으키는 이유다. 한 민간 어린이집 교사는 “이번에 사고가 난 만 4살 어린이들은 교사 1명이 15명까지도 맡을 수 있다. 안전을 위해서라도 교사를 늘려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