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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들음'과 가수 폴킴의 싸움에서 드러난 닐로식 '스텔스 마케팅'의 증거

흥미진진하다

  • 박세회
  • 입력 2018.07.18 11:31
  • 수정 2018.07.18 14:04
ⓒINSTAGRAM

로맨틱 팩토리와 연관이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 ‘너만 들려주는 음악’이 가수 폴킴과 주어 없는 설전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스텔스 마케팅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흘렀다. 특히 그 과정은 닐로의 ‘지나오다’가 1위를 차지했던 때와 매우 비슷하다. 

지난 16일 90만명의 페이스북 팔로워를 가진 ‘너만 들려주는 노래‘(이하 ‘너들음‘)는 ”너들음의 조작, 선동, 불법마케팅 혹은 영향력에 대한 공식입장”이라는 제목의 포스팅에서 ” 너들음은 최소한 ‘우리는 좋은 음악을 홍보중이다‘, 컨텐츠를 게시할때 자료제공 혹은 출처를 밝히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명확히 하는 페이지나 매체가 있나”라고 반박하는 글을 냈다. 앞서 가수 ‘숀’이 실시간 음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자 ”‘너들음’ 쪽이 조작했다”는 비난이 불거진 바 있다.

너들음 쪽은 이어지는 해명 글에서 ”왜 영향력이 있단 이유만으로 이 페이지를 구축하는 사람들과 이 페이지를 통해 게재된 아티스트, 이 페이지를 좋아해서 추천하는 음악을 찾아듣는 사람을 욕을 하나”라며 ”‘아 됐고, 몰라 주작’ 이럴꺼면 페이지를 차단하든 언팔하라고 누차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싸움이 붙었다. 이 글이 올라온 후인 17일 가수 폴킴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둑질 놔두니까 합법인 줄 아는 듯”이라는 애매모호하지만 누가 봐도 명확한 글을 올렸다. 

ⓒinstagram/pkalbum

폴킴의 이 글이 올라온 직후 너들음 쪽은 ”너들음에 요청해서 올라간 자료만 25번 되는 모 발라드 가수랑 그 대표가 마치 페이스북에서 홍보 안 한 것처럼 코스프레하고 너들음에서 터져서 차트에 올라간 가수를 저격한다”는 글과 함께 비가 창문에 맺힌 비에 ‘P모씨 글씨를 박아 올렸다. 폴킴의 대표곡 중에 ‘비’라는 노래가 있다는 것이 우연은 아닐 것이다.

ⓒFacebook via Instiznet

아울러 폴킴의 소속사 대표인 박진우(활동명 : 원써겐)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요즘 연달아 특정 업체에서 운영하는 페이지에 홍보되면 순위가 오르는 상황이 참 힘 빠지게 한다”라며 ”유료 광고 몇백 불하고 좋아요 몇천 개 눌렸으니 순위가 오른다는 바보 같은 이론으로 법적으로 막을 길고, 제도도 없는 시스템을 잘 알고 마케팅을 제안하고 보여주는 업체. 우린 마케팅만 맡겼을 뿐인데 ‘난 몰라요’ 하기엔 마음이 알고 있을 터”라는 글을 올렸다. ‘특정 업체’와 이 특정 업체에 마케팅을 맡긴 가수의 소속사 모두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들이 다투는 과정에서 등장한 마케팅의 방법은 닐로의 ‘지나오다’가 1위를 차지했을 당시 이시우 대표가 밝혔던 방식과 매우 비슷하다. 

닐로의 역주행 논란이 터졌던 지난 4월 허프포스트는 당시 닐로의 소속사였던 리메즈 엔터테인먼트가 타사에 보낸 제안서를 입수한 바 있다. 한 달에 300만원에서 500만원 가량의 돈을 받고 약 18개 채널에 동영상을 노출하는 계약을 제안하는 이 문건에는 ”너만 들려주는 음악” 페이지가 ‘파트너십 운영 채널’로 등장한다. 

ⓒHuffPost Korea

이번에 문제가 된 숀의 ‘웨이 백 홈’(way back home)을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으로 검색하면 올해 올라온 게시물의 절대다수가 ‘너만 들려주는 음악’에서 올린 게시물이다.

이에 더불어 오반과 빈첸의 소속사 로맨틱 팩토리와 ‘너만 들려주는 노래’ 페이지가 연관이 있다는 오랜 의혹의 정황 증거가 발견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에서 ‘WAY BACK HOME’으로 검색하면 전혀 다른 가수의 전혀 다른 노래가 검색되기도 하는데, ‘WAY BACK HOME’으로 검색되는 노래는 오반의 ‘불행’ (feat.빈첸), 김기쁨의 ‘어쩌다 우리’ 등이다. 오반과 빈첸의 소속사는 로맨틱 팩토리이며 김기쁨 씨는 로맨틱 시티의 대표 박준영 씨가 ‘로맨틱 시티‘라는 그룹으로 활동할 때 ‘오늘 하루만’이라는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경험이 있다. 과거 관련 산업에서 이들과 일한 경험이 있는 익명의 제보자는 ”로맨틱 팩토리의 박준영 대표가 너들음 페이지와 연관이 있는 건 확실하다. 한때 너들음 페이지의 제보 이메일이 박준영 대표의 메일 주소와 같았다”라며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와 박준영 대표 등 몇몇 바이럴 마케팅 업체와 기획사를 함께 운영하는 사람들끼리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보이지 않게 서로 밀어주는 형식”이라고 밝혔다. 허프포스트 역시 닐로를 취재하던 당시 로맨틱 팩토리의 대표 이메일과 너들음 페이지의 대표 메일 주소가 같다는 점을 확인하고 연락을 취한 바 있으나 대답을 듣지 못했다. 이번 ‘숀 역주행’ 에 대해서 역시 박준영 씨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FACEBOOK

이를 종합하면 ‘너들음’ 페이지는 자신들이 밝힌 대로 ”우리는 우리의 기준에 맞는 좋은 음악을 홍보하고 있는 게 맞”지만, 이들의 기준에 맞는 좋은 음악이란 자신들에게 돈을 낸 음악이거나 자신들과 친분이 있는 사람의 음악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각해보면 문제가 명확해진다. 윤종신이 드러내고 윤하의 노래를 홍보하는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윤종신이 자신과 레이블의 정체성을 숨긴 채 돈을 들여 페이스북에서 팔로워를 모으고 실상은 개인적인 친분이 있거나, 이해관계자거나, 홍보비를 낸 가수의 노래 홍보에 힘을 쓰다가 대중에게 들켰다면,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금 역주행하는 노래”라고 외치는 페이지가 사실은 역주행을 만들어내는 주동력인 게 드러났다면 더욱 그렇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의 법으로는 불법이 아니고 다만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다. 그러나 이 페이지들이 이런 식으로 서로 밀어주고 있다는 것은 음원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음원 소비자들의 반응은 닐로나 장덕철의 역주행 때와는 다르다. 각종 게시판에는 이들의 마케팅 방식을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숀 노래 놓은데 좋은 노래 알려주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반응도 있었다. 숀의 소속사 쪽은 ”(숀은) 인디신에서 유명한 칵스 멤버로 음악계에선 ‘천재 뮤지션’으로 통한다”라며 ”단연코 불법적인 방법을 사용한 적 없다. 소셜 마케팅의 힘”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숀은 대중의 인식과는 다르게 스타성을 증명한 바 있다. 한 인디신 관계자는 ”칵스는 축제 헤드라이너 급의 밴드고 숀은 개인 작업 등을 해오면서 팬층이 더터워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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