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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우승'...크로아티아는 멋진 준우승을 거뒀다(종합)

  • 박세회
  • 입력 2018.07.16 02:01
  • 수정 2018.07.16 02:14
ⓒClive Rose via Getty Images

프랑스가 크로아티아와의 결승전에서 4대2로 승리를 거두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크로아티아는 수많은 축구팬들을 매료시키며 마지막까지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스포츠 전반에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특히 축구에서는 좋은 내용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최선을 다해 매력적인 플레이를 펼친다고 해도 그것이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이 그러했다. 크로아티아는 최선을 다했고 또 잘했다. 하지만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은 강한 프랑스였다. 

프랑스가 20년 만에 월드컵 트로피를 되찾았다. 프랑스는 16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크로아티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서 4-2로 승리, 최후의 승자가 됐다. 자국에서 열렸던 1998년 프랑스 대회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던 프랑스는 20년 만에 다시 월드컵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를 앞두고 대다수 축구 전문가들이나 해외 베팅사이트의 선택은 프랑스의 우세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쪽은 분명 프랑스였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싸움을 붙인 쪽은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상대적으로 프랑스가 다소 웅크린 형세였다. 

앞선 토너먼트 3경기, 16강부터 4강까지 3경기를 모두 연장혈투를 치른 크로아티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의외이면서 또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크로아티아로서는 가능한 빨리 리드를 잡는 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였다. 최소한 선제 실점은 막아야했다. 결승까지도 먼저 얻어맞는다면 체력적인 부담이 큰 크로아티아로서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반 18분 프랑스의 프리킥 상황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그리즈만의 왼발을 떠난 공이 수비에 가담한 크로아티아의 스트라이커 만주키치의 머리를 살짝 스치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즈만의 킥이 워낙 좋긴 했으나 크로아티아 입장에서는 불운했다. 

맥이 빠질 수 있던 상황인데 불과 10분 뒤 크로아티아의 프리킥 상황에서 멍군이 나왔다. 약속된 플레이였다. 모드리치의 발을 떠난 킥이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머리를 3번 거치면서 소유권을 이어갔고 결국 이반 페리시치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구구절절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의미가 컸던 골이었다. 하지만 길게 가지 못했다. 

ⓒDan Mullan via Getty Images

크로아티아의 분위기가 급격히 올라가려는 찰나, 큰 상황이 발생했다. 크로아티아 박스 안에서 핸드볼 파울이 선언됐다. 대상자가 하필이면 골을 넣었던 페리시치였다. VAR 판독 끝에 PK로 최종 선언됐고 이를 그리즈만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다시 프랑스가 리드를 잡았다. 

전반전 점유율은 크로아티아가 60, 프랑스가 40이었다. 크로아티아가 7개의 슈팅을 시도할 때 프랑스는 단 1개 밖에 슈팅을 때리지 못했다. 후반 초반도 경기를 주도하는 쪽은 크로아티아였다. 앞선 토너먼트 3경기에서 360분을 소화한 이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체력과 정신력이었다. 무작정 열심히 뛴 것도 아니다.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정교하게 플레이했다. 

크로아티아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프랑스가 강했다는 점이었다. 주도권을 내주고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으나 조금씩 경기를 지배했다. 전반에는 다소 당황한 모습과 함께 허술함을 보였던 수비가 시간이 지나며 상대 공격을 스폰지처럼 흡수한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렇게 단단하게 상대를 막아내던 프랑스는, 결정적인 역습 2방으로 치명타를 날렸다.  

후반 13분 포그바의 한방으로 사실상 희비가 엇갈렸다. 역습 상황에서 음바페를 거쳐 박스 안 그리즈만에게 공이 투입됐고 그리즈만은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 있던 포그바에게 공을 내줬다. 포그바의 첫 번째 오른발 슈팅은 수비벽을 맞았으나 곧바로 이어진 왼발 슈팅은 수보시치 골키퍼도 어쩔 수 없었다. 

2골차로 벌어지면서 크로아티아 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풀 죽었을 때, 프랑스의 신성 음바페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음바페는 후반 20분,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다시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열었다. 아무리 역전의 명수인 크로아티아도 힘든 격차였다. 

후반 23분, 프랑스의 휴고 요리스 골키퍼가 너무 어이없는 볼 컨트롤로 실점을 헌납한 것이 프랑스로서는 옥에 티였다. 월드컵 결승전 같은 큰 무대에서 나오기 힘든 동작과 함께 만주키치에게 골을 내주면서 4-2 스코어가 됐다. 그러나 승패에 영향을 주진 못했다. 이 점수가 끝까지 유지됐다. 외려 안일함을 가질 수 있던 프랑스 선수들의 집중력을 깨운 셈이 됐다.  

결국 최종 승자는 프랑스였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경기를 지켜본 모든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그 최선이 넘어서기에는 프랑스가 워낙 강했다. 프랑스는 우승할 자격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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