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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소상공인엽합회가 '불복종'을 선언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위원회에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를 촉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회원들이 10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위원회에 '5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0.9%로 결정되면서 소상공인들의 불복종과 7만 편의점의 동맹휴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복종’을 선언했다. 최저임금을 노사가 합의한 수준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편의점주 역시 최저임금인상률이 5%를 넘을 경우 동맹휴업에 나서기로 했다.

″법원, 최저임금 불복 권리 주장 ‘국민 저항권’ 못 받아들일 것”

먼저 법조계는 소싱공인의 불복종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불복시 최저임금법 위반에 해당돼 ‘미지급 최저임금와 과태료’를 지급해야 해서다.

반복적으로 위반한 업주는 재판에 넘겨져 형사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소상공인들은 ”다 감수하고 배수의 진을 쳤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소상공인의 ‘국민 저항권‘을 법원이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저항권이란 인간의 권리 등을 탄압하는 체제에 저항하는 국민의 권리다. 일종의 ‘표현의 자유’ 영역이다. 문제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가 독재 같은 ‘저항할 만한 체제’로 해석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최저임금 불복은 실정법 위반에 해당한다. 고용부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을 보면 최초 적발된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은 즉시 미지급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경우 입건은 되지 않는다. 다만 3년 내 재적발되면 사법 처리될 수 있다.

지난해 실제 ‘기소’된 사례가 잇달아 발생했다. 광주지법 형사4단독 강규태 판사는 최저임금 미지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전산업체 사장 A 씨에게 벌금 10만원을 지난 1월 선고했다. A 씨는 2016년 5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고용한 B씨를 매달 최저임금보다 23만원씩 적게 지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법정에서 ”직원들에게 기본급 이외에 식비를 충분히 줬다”고 호소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저임금 미지급 혐의 등으로 기소된 40대 의류 업체 D 씨도 같은 달 법원으로부터 벌금 20만원을 선고받았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저임금위 전원회의장  ⓒ뉴스1

″생존 유일한 방안 외면…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다”

최한솔 노무사는 ”‘최저임금 불복‘과 ‘동맹 휴업’ 같은 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 대응이 절박함을 담은 ‘정치적 메시지‘로 보인다”며 ”최저임금 미준수는 ‘실정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법원이 이 사안을 정당한 국민 저항권으로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주들이 내년 최저임금 등에 반발해 선언한 ‘동맹휴업’도 마찬가지다. 순수 법적 해석만 놓고 보면 관련법에 위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당한 사유없이 가맹점주가 휴업을 하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가맹사업법)’에 위배될 수 있다. 가맹본사와의 계약 위반에 해당된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같은 인건비에 반발한 동맹휴업이 정당한지 법적 논란이 있을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정부 차원의 법적 조치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주유소협회가 동맹휴업을 예고하자,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법률)’ 위반을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사업자단체는 구성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었다. 여기서 사업자단체는 전편협, 구성사업자는 가맹점주에 해당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이 조항을 위반하면 5억원 이내의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법적 처벌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소상공인이나 편의점주 같은 자영업자들이 불복 선언을 했겠느냐”며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들에게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안은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었으나 이를 외면하니 결국 투쟁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1

″월평균 영업이익 209만원 불과…이번 인상으로 200만원 밑돌 것”

이 같은 초강수는 경영 상황이 악화해 생존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연합회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월평균 영업이익은 209만원으로 근로자 평균 급여 329만원의 64% 수준이다. 이번 최저임금 10.9% 인상으로 평균 영업이익은 200만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연합회는 분석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현재 시급이 9030원인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사실상 1만원인 셈”이라며 불복종 이유를 거듭 강조했다.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말도 과장은 아닌 상황이다. 2015년 기준 한해 62만8024명이 사업장 문을 닫았다. 폐업기업 중 소상공인 비율은 98% 이상에 달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불복종 같은 초강수를 안 두면 사람들이 우리 목소리를 듣겠냐”며 ”우리는 엄살을 부리는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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