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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3일 15시 50분 KST

편의점 업주의 진짜 적은 '최저임금'이 아니다

인건비보다 더 큰 부담은 따로 있다

 

최저임금 인상 때마다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업종이 있다. 바로 편의점이다.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대표적인 자영업자인 편의점 사장이 아르바이트 노동자보다 돈을 덜 벌거나 혹은 망한다는 것.

최저임금은 작년에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었다.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의 인상률이다. 올해도 적잖은 폭이 인상되는 가운데 결국 편의점 점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는 12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회관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안 철회와 동결, 업종별 차등화 재논의 등을 요구하는 한편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편의점 공동휴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주들은 이어 ”현재 인건비도 버거운 상황에서 또 최저임금을 올리면 운영에 한계에 이르러 점주들은 범법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이 우려는 과한 게 아니다. 그런데 편의점 문제는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로만 바라보기 힘들다.

 

stockinasia via Getty Images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 십여 년간 급격하게 늘었다. 업계 빅3라고 불리는 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 수는 2010년에 4500개에서 5500개 수준이었지만 10년 사이에 두배가 넘게 성장했다. CU와 GS25의 경우는 만 개가 넘었고 세븐일레븐도 9,000개에 육박한다. 올해는 더 늘어 3월 기준으로 전체 편의점 점포 수는 4만개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가 얼마나 많은지는 옆나라 일본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소위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의 전체 점포수는 2017년 기준 약 5만 6천개이다. 일본의 전체 인구수는 1억 2천 500여만명이고 한국은 5천만명을 갓 넘는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한국의 편의점 수는 일본의 1.5배가 넘는다.

많은 점포수를 바탕으로 각 사의 매출도 증가했다. 2006년 편의점 업계 매출은 4조 6,800억 원 정도였는데 2016년에는 19조를 넘어섰다. 2017년은 22조를 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점포당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다. 2013년 기준 각 사의 점포당 영업이익은 22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이는 해마다 감소해 2015년에는 1,860여만 원 까지 떨어진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는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점주들은 먹고살기가 계속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편의점의 본사 매출 증가는 각 점포의 영업이익과 전혀 무관하다고 봐도 된다. 매장이 하나든 두 개든 매출에서 정률(보통 30~35%)로 로열티를 떼어가는 본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많은 점포 수로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것이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 그래서 입지에 대한 고려 없이 점포를 내준다. 여기에 은퇴자나 임금노동 시장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몰린다.

자영업자의 과잉 경쟁을 바탕으로 편의점 업계는 해마다 매출액을 늘이고 있지만 업주는 매해 오르는 최저임금과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 편의점 점포 영업이익이 매해 줄어들고 있는데도 본사는 로열티를 줄일 생각이 없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인 세븐일레븐이 “최저임금이 인상되고 사회보장 수혜자가 많아지는 등 고용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며 로열티를 내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결국 점주는 편법을 사용하거나 법을 위반해가며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임금을 줄인다. 고통은 아래로 향한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도 13일, MBC 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전국 편의점 총매출이 매달 한 5500만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되거든요. 이건 지역마다 조금 차이가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 물품대가를 떼고 나면 1500만 원 정도가 떨어져요. 언뜻 보면 많이 버는 것 아니야 그러는데 실제 지금 편의점주들의 대부분 타입이 본사가 30~35% 로얄티를 떼어가는 타입입니다. 제일 많이 떼가는 게 본사 로열티입니다. 1500만 원에서. 그 다음에 인건비는 실제 그 중에서 400만 원 안팎입니다. 29%안팎으로 잡힙니다. 벌써 로열티가 훨씬 문제라는 게 확 느낌이 오잖아요. 그 다음에 임대료가 200만 원 안팎입니다. 대략요. 이게 11.5%안팎입니다. 그 다음에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가 신용카드사들이 와서 노동해주는 것 하나도 없잖아요. 시스템만 일부 연결해주는 건데 그게 대략 5500만 원 2.5% 감안하면 재벌대기업은 0.7%만 받으면서 중소상공인한테 2.5%(를 받는다)

-이범의 시선집중 중-

안진걸 소장은 그러면서 ”(편의점 업주의) 기자회견 초점은 최저임금제도와 최저임금 자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맞춰져 있더라. 그럼 을하고 을끼리, 을하고 병끼리 싸우는 꼴이 된다”며 ”그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투쟁이 다른 방향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