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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교야구 도중 여성 기록원이 마운드에 오르자 벌어진 일

교복을 입은 학생이 마운드에서 선수들을 모았다.

*해당 사건과 관련없음.
*해당 사건과 관련없음. ⓒAC PHOTO

지난 7월 11일, 일본 고시엔 예선 후쿠시마 대회 도중 심판들을 당황시킨 일이 발생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서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경기장으로 들어와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이 학생은 경기에 참여한 고등학교 팀의 기록원으로 이날 감독의 지시를 전달하기 위해 경기장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에 대해 후쿠시마현 고교야구연맹이 규칙위반이라며 고등학교 측에 주의처분을 내렸다.

도대체 어떤 규칙을 위반한 걸까? 이에 대해 일본 트위터 유저들 사이에서는 논란이 벌어졌다. 야구 경기장에 여성의 출입을 금하는 관행을 그만두라는 비판이 이어진 한편, 이 사례에서는 “여성이 문제가 아니라 기록원이 마운드에 오른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고교야구연맹을 통해 진상을 파악했다.

고교야구에서는 등번호를 붙인 선수 외의 사람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감독이 선수에게 지시를 하는 경우에는 벤치에 남아있던 선수가 대신 그라운드에 나가서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일종의 ‘전령’의 형태다.

후쿠시마 고교야구연맹은 당시는 4회말이었고 경기는 5-0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뒤지고 있는 팀의 감독이 ‘전령’을 보냈는데, 그가 바로 선수로 등록하지 않은 여자 기록원이었다고. 이 팀에는 선수가 9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벤치에 남아있는 선수가 없었다. 이 팀은 결국 이날 경기에서 0-10으로 패했다.

고교야구연맹에 따르면, 이번 경우처럼 인원수가 부족할 때는 양팀이 합의해 그라운드에 있던 포수가 덕아웃으로 가 감독의 지시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이러한 합의가 없었다.

일본 고교야구가 여성의 그라운드 출입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고교야구연맹은 “남녀에 관계없이 선수 이외의 사람이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걸 금지하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인원이 적은 학교도 있기 때문에 경기 전 연습과정에서 여학생이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건 문제가 없다. 그때는 운동복이나 헬멧을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닛칸스포츠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고교야구가 처음부터 여성의 경기 전 그라운드 출입을 허용했던 건 아니다. 일본 고교야구에 여성 매니저의 참가가 공식적으로 인정된 건 1996년부터다. 2008년에는 처음으로 여자야구부원이 유니폼 차림으로 연습시간에 참가했다. 2016년에는 다시 여자 매니저의 연습참가가 제지되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2017년부터는 규칙이 변경되어 헬멧 착용등 안전장비를 하는 조건으로 참여가 인정됐다.

*허프포스트일본판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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