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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 '동굴 영웅' 난민에게 국적 부여 추진한다

생환자 중 3명은 국적이 없다

그건 한 편의 기적이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한 사람 한 사람이 빚어낸 결과물이기도 했다.

태국 동굴에 갇힌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모두가 살아 돌아왔다. 구조 작업 사흘만의 일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기적에 기여했지만 특히 코치를 빼놓을 수 없다. 엑까뽄 코치는 동굴 안에서 얼마 안되는 물과 음식을 소년들에게 나눠주며 자신은 굶었다. 두려움에 떨고있는 소년들을 독려하며 끝까지 삶의 희망을 남겨주었다.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해 몸 상태가 극히 나빠졌음에도 제일 마지막에 동굴을 탈출했다.

 

ⓒYouTube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동을 남겨준 이 구조작전의 가장 큰 공헌자가 코치였다. 일각에서는 그가 아이들을 동굴로 데려간 사실에 대해 원망하기도 했지만 한 실종 아이의 어머니는 ”그가 없었다면 아이들이 어떻게 견뎠겠느냐. 그가 밖으로 나오면 그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 우리는 절대 당신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 코치는 태국 사람이 아니다. 그는 미얀마에서 탈출해 태국으로 넘어온 난민이었다. 미얀마는 마약과 범죄, 그리고 소수민족 사이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많은 미얀마 사람들이 태국을 넘어왔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태국 내 난민 수는 48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태국 국적을 갖지 못한 것은 코치뿐만이 아니었다. 아둔 쌈-온, 폰차이 캄루엉 등 2명의 소년 또한 미얀마에서 넘어온 난민이다. 피파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동굴 생환자에게 각각 월드컵 결승전, 홈 경기 초대장을 보냈지만 이들 셋은 응할 수 없었다. 무국적자이기 때문에 여권 발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Athit Perawongmetha / Reuters

 

이 기적적인 사건을 계기로 태국 내에서는 무국적 소수민족과 난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권·난민 운동가인 수라뽕 꽁찬뚝은 ”모든 사람은 특정 국가의 시민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태국에는 무국적자가 50만 명이 넘는다”며 ”국적이 없다는 것은 해외여행이나 교육, 일자리 등 다양한 기본적 권리를 누릴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들의 삶은 좀체 개선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적을 취득하려면 출생과 가계(家系) 증명서류를 내거나 태국 부모 밑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특수한 국적 취득의 경우 학사 학위나 졸업증명서를 내야 한다”며 ”증명서류를 모두 제출하더라도 관련 인력 부족으로 국적 취득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태국 내무부는 이들의 국적 취득을 위한 법률 지원을 약속했다. 서류상 하자가 없다면 6개월 이내에 이들 모두가 태국 시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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