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8년 07월 13일 09시 40분 KST

트럼프의 영적 조언자가 "예수가 난민이었던 건 사실이지만 불법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은 이에 찬성하지 않는다.

전세계에 난민 위기가 닥친 지금, 프란체스코 교황부터 미국 복음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크리스천들은 예수 자신이 한때 난민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폭력과 박해를 피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끌어내려 했다.

예수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독재자 왕이 지시한 학살을 피하기 위해 예수의 가족이 이집트로 피신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다. 이 가족은 그 왕이 죽을 때까지 이집트에 살았다.

자신이 믿는 종교를 만든 사람이 난민이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이민자와 난민들을 환영하고 돌보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는 크리스천들이 많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영적 조언자인 폴라 화이트에 의하면 그것은 이 성경 이야기의 올바른 해석이 아니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텔레비전 전도사인 화이트는 이번 달에 크리스천 방송(CBN)에서 이민자 아이들 몇 명을 돌보고 있다는 버지니아주 브리스토의 양호 위탁 시설 방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곳에 갔을 때 떠오른 성경 구절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화이트는 많은 크리스천들이 예수가 이집트로 탈출한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화이트는 예수가 난민이기는 했어도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화이트는 7월 9일에 보도된 CBN 인터뷰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맥락을 무시하고 성경 구절을 들어내 ‘예수는 난민이었어.’ 같은 말을 한다. 예수가 이집트에서 3년 반 동안 살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불법이 아니었다. 예수가 법을 어겼다면 죄를 지은 것이고 우리의 메시아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크리스천 신학자들은 화이트의 분석에서 오류를 발견할 것이라고 복음주의이민법회의의 매튜 소렌스는 말한다. 소렌스는 이집트에 ‘불법적으로’ 입국한다는 개념은 예수가 살던 당시에는 적용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주 교제를 위해 여권과 비자를 발급하는 근대 국가가 생긴 것은 여러 세기가 지난 뒤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보고 예수의 부모가 이집트 피난 전에 난민 신분을 요청했다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 현재 조직 폭력을 피해 엘 살바도르나 온두라스를 떠나는 가족들처럼, 가족의 안전에 대한 분명한 위협이 있었을 때, 그들이 대처한 방식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그들을 해치려하는 사람들에 대해 보호받을 수 있는 외국에 간 것이었다.” 소렌스가 이메일로 보낸 설명이다.

난민 정착을 돕는 단체 처치 월드 서비스의 대표인 존 맥컬로프 목사는 예수의 가족이 이집트에 ‘합법적으로 입국했다’는 증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집트 당국은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 맥컬로프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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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의 발언은 정부의 법을 어기는 것은 반드시 죄가 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으나, 소렌스는 이에도 의문을 표하며 유대인 산파들이 남자 아이를 죽이라는 이집트 지배자의 명령을 무시한 것, 예수사도들이 로마 법을 어겨서 투옥된 이야기 등의 성경 대목을 지적했다.

예수 자신도 종교법을 어겼다고 당시 지역 사회 지도자들에게 비판을 받았으며, 결국 국가에 의해 처형당했다.

“성경은 크리스천들에게 법을 존중하며 정부와 함께 지내는 법을 알려주지만, 모든 법이 정당하다거나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주장은 성경에 나오지 않는다. “‘위에 있는 권세들에 복종하라’는 로마서 13장 1절은 민주적 정부에서는 보다 정의로운 법들을 평화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포함한다. 소외된 사람들, 박해를 피해 도망 온 사람들을 특히 아끼라는 뜻이다.”

플로리다 아폽카에서 뉴 데스티니 크리스천 센터를 이끄는 화이트는 오래 전부터 트럼프의 친한 친구이자 고문이었다. 지금은 복음주의계에서 상당한 추종 세력을 지니고 있다. 트럼프의 고문단에 속한 상당수의 복음주의자들이 그랬듯, 화이트는 자신의 영향력을 사용해 복음주의 커뮤니티 안에서 트럼프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 했다.

백인 복음주의자 개신교도들은 트럼프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 중 하나였으나, 그들의 종교 지도자 상당수는 미국 국경에서 2000명이 넘는 아이들을 부모와 떨어뜨려 놓은 무관용 이민 정책에 경악을 금하지 못했다. 이 정책은 그 이후 다시 뒤집어졌지만, 현재 정부가 데리고 있는 어린이는 최소 1400~1700명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9일에 보도했다.

화이트가 방문한 시설의 아이들이 국경에서 부모와 떨어졌는지, 혹은 보호자 없이 미국에 왔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화이트는 CBN에서 이 센터는 아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필요를 돌보는데 ‘굉장히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이를 돌본다. 하루 세 끼를 먹이는 게 다가 아니다. 정신과 치료, 임상의, 의료 진료, 예배당, 행사, 교육, 언어, 사랑.” 화이트의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린이들이 겪는 고생을 보자 화이트는 철저한 국경 보안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100%’ 강해졌다고 말했다.

“우리가 연민을 품으려거든 더 엄격한 국경 보안과 법률이 있어야 한다.” 화이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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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보안과 이민에 대한 화이트의 입장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다른 복음주의자들과 비슷하다. 이들은 성경이 크리스천 개인들에게 이방인을 환영하라고 요구하지만, 정부에겐 그럴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소렌스는 보건 사회 복지부와 계약하고 이민자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시설들이 최선을 다해 어린이들을 돌보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 분리가 정당화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이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볼 수 있고, 멀쩡한 침대에서 자고,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건 중요한 게 아니다. 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있어야 한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