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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과 트럼프가 나토 정상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싸움을 걸었다.

ⓒBRENDAN SMIALOWSKI via Getty Images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방비 분담’을 둘러싸고 갈등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11~12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싸움을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조찬에서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다. 왜냐면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독일을 방어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쓰고 있지만 그들은 (에너지 수입을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달러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톨텐베르그 총장에게 “만약 그것이 적절한 것이라면 나에게 말해달라. 왜냐면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게 나토에도 나쁜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소련의 위협에서 유럽을 지키기 위해 1949년 만들어졌다. 냉전 이후 나토의 안보를 위협한 충격적인 사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이던 크림 반도를 강제 합병한 2014년 2~3월 ‘우크라이나 사태’였다.

나토 정상들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9월 영국 웨일스에 모여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북아프리카·중동의 불안정한 정세 등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10년 이내’에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나토의 2017년 자료를 보면, 국내총생산 대비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3.57%인 데 견줘 독일은 1.24%, 이탈리아는 1.12%, 캐나다는 1.29%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의 최대 위협이 러시아인데 독일이 러시아에 에너지 수요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게 옳으냐”는 지적인 셈이다.

현재 독일은 발트해를 가로질러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인 ‘노드 스트림2’ 건설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지면 러시아에 대한 독일의 에너지 의존은 더 심화된다.

메르켈 총리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그는 “나는 예전 소련에 의해 통제되던 독일의 한 지역(동독)에서 살았던 적이 있다. 우리가 독일연방공화국으로서 자유 아래 통일돼 있어 행복감을 느낀다. 독일은 우리의 독립적인 정책을 만들 수 있고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이 결코 러시아의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국방비 지출을 늘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2024년까지 독일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더 지출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내총생산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한 웨일스 나토 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여전히 (2000년 미국이 일으킨)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깊이 개입돼 있다. 따라서 우리는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 독일은 그럴 수 있어서 기쁘고 확신에 따라 그 일을 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두 정상은 잠시 후 10시15분(한국시간)부터 브뤼셀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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