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8년 07월 11일 15시 57분 KST

트랜스 여성을 배제하는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스트가 전혀 아니다

급진적 종교적 우파와 손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전세계 프라이드 행사가 다 그렇듯, 런던 프라이드는 LGBTQ 커뮤니티가 모여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는 것, 자신이 누구를 사랑하는지 공개적으로 선언할 수 있다는 것을 축하하는 행사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자칭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라는 소규모 집단이 퍼레이드 앞에 뛰어들어 반 트랜스젠더 플래카드와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트랜스 혐오 프로파간다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들은 관중들의 야유를 받았다. 하지만 퍼레이드의 공식 시작 선상 앞에 있었기 때문에 경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이들은 내내 걸어갈 수 있었다. 이후 런던 프라이드는 그들과 그들의 메시지를 규탄하며 “이 항의 단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의 편견, 무지, 증오를 보여주었다. 우리는 이들이 옹호하는 바를 거부한다. 그들은 우리 커뮤니티에서 가장 소외된 이들을 포용, 존중, 지지하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젠더 크리티컬 페미니스트 혹은 래디컬 페미니스트라 자처하기도 하는 운동에 속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들을 트랜스를 배제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 이른바 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s)라고 알고 있다. 이들이 직접 만들었던 이름이지만 이제는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어들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는 사실의 문제는 이들, 이 단체들은 보통의 정의로는 어떻게 보아도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는 점이다. 트랜스젠더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전반적 여성 이슈에 대한 입장만 봐도, 그들은 지극히 역행적이다. TERF가 여성이 이성애자인 동시에 페미니스트일 수 있다는 사실을 극복하지 못한 사라져가는 소수 2세대 페미니스트 집단으로 시작했다 해도, 이 운동은 이제 페미니즘이 일반적으로 상징하는 모든 것에 반대하는 지극히 보수적인 미국 종교 집단이 사용하는 도구나 마찬가지다.

TERF 운동의 대표자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사상적 지도자들은 강간과 신체 자율권 등의 이슈에 대해 끔찍한 입장을 취해왔다. ‘여성, 거세당하다’의 저자 저메인 그리어가 등장해 트랜스젠더 인권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던 최근 영국 TV의 토론은 크게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강간에 대해서도 섬뜩한 발언을 했다.

그리어는 강간은 아주 나쁜 것이 아니며, “아무 흔적이나 상처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그리어는 강간에 대한 처벌은 “사회 봉사 200시간”으로 줄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어는 미투 운동에 조소를 보내며 “그가 ‘나에게 잘해주면 영화에 출연시켜 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당신이 다리를 벌렸다면 그건 동의한 것과 마찬가지고, 이제 와서 징징거리는 건 너무 늦은 일”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서 @DrRadFem 으로 활동하는 베니스 앨런 역시 여성의 낙태와 피임을 비난하며 “아… 남성이 와서 우리가 운동을 벌여야 할 유일한 페미니즘은 자신이 부주의한 섹스를 할 수 있게 하는 것뿐이라고 우리에게 말한다.”고 했다. 앨런은 노동당 여성 네트워크 소속이었다. 여성 네트워크 주최 행사에서 트랜스 여성과 대립을 벌인 후, 앨런은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지 않았고 안티 트랜스젠더 밈들을 포스팅했다. 그 결과 노동당 당원 직위가 유예되었다.

피임은 그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섹스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은 페미니스트들을 가리키는 ‘페미나치’라는 말을 유행시킨 미국의 보수적 라디오 진행자 러시 림보의 입장을 떠올리게 한다. 2012년에 림보는 피임하는 여성은 ‘헤픈 여성’이라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들이 우익의 전술과 메시지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이는가? 실제로 그렇다. 런던 프라이드에서 시위자들이 배포한 전단지의 반 트랜스젠더 메시지더 페데럴리스트 등의 우익 인쇄물의 반 트랜스젠더 메시지와 거의 똑같았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LGBTQ 커뮤니티를 분열시키고 정복하고 파괴하기 위해 주류 페미니스트들을 끌어들이거나 쫓아내려는 의도적 전략이 존재한다. 멕 킬개넌은 2017년에 가정연구위원회 유권자 모임에서 이를 설명했다.

″최근 여러 성공을 거두었으나 LGBT의 동맹은 사실 취약하며, 트랜스 활동가들로서는 게이 인권 운동이 그들을 정당화해줄 필요가 있다. 젠더 정체성은 그 자체로는 너무 지나친 목표다. 알파벳 약자 모음에서 T를 떼어내면 우리는 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킬개넌의 해결책: 일반적 페미니즘의 언어로 트랜스혐오 수사를 포장해서, 트랜스라는 젠더 정체성이 여성들에게 모욕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하라.

이건 공허한 위협이 아니다. 이것이 실행되고 있다는 증거가 충분히 있다. 헤리티지 재단은 작년에 ‘올드 스쿨’ TERF와 새로운, 종교적 자극을 받는 사람들(케일리 트릴러 헤이버 등)로 구성된 패널을 구성해 트랜스에 대한 자신들의 적대감에서 종교의 역할을 깎아 말하게 했다.

여성해방전선(Women’s Liberation Front)의 메리 루 싱글턴도 참가했다. 이 단체는 반 LGBTQ, 반 낙태, 반 피임 법률 조직이며 미국에서 동성애 범죄화를 되살릴 것을 지지하고 있는 자유수호연맹(Alliance Defending Freedom)에서 15000달러를 받았다. 이 보조금은 트랜스젠더 포용 법률과 정책에 대항하는 소송 자금으로 쓰였다. 한편 극우 뉴스 사이트 브레이트바트는 영국 단체 트랜스젠더 트렌드가 크라우드펀더를 통해 영국 학교에서 반 트랜스젠더 프로파간다를 퍼뜨릴 자금을 모으는 것을 헤드라인 보도를 통해 도왔다.

이러한 우파 단체들은 이른바 페미니스트들과의 관계를 숨기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좌파와 우파 모두가 사회의 트랜스 포용을 막으려 한다는 착각을 만들기 위해, 자랑스럽게 그 관계를 드러낸다. 현실적으로는 단 한측의 이익만 대표되고 있다. 즉 급진적 종교적 우파다.

진짜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퀴어, 양성애자 여성들은 어떤 여성들이, 어떤 페미니스트가 이러한 우파 단체들과 손을 잡을지 물어야 한다. 그들은 모두 낙태에 반대한다. 그들은 모두 피임을 막으려 한다. 그들은 모두 미국 각 주가 동성애를 다시 불법화할 수 있도록 로렌스 대 텍사스주 사건을 뒤집고 싶어한다. 그들은 동성 결혼과 낙태를 불법화하고 싶어한다. 동성 커플의 입양도 금지하길 원한다. 그들은 모두 여성에게 공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법에 적대적이다. 그들은 여성들이 집밖에서 일하는 것에 반대한다. 여성행진과 미투에 대해 적대적이다. 그들은 낙태 시술 의사 암살에 환호했다. ‘페미니즘은 여성을 못생기게 만드는가?’ 등 여성에 대한 끔찍한 내용을 담은 출판물을 냈다.

이건 트랜스젠더와 여성 사이의 선택이 아니다. 트랜스젠더와 여성을 대표하는 척하는 우파 단체들 사이의 선택이다. 이들 우파 단체들이 퀴어, 시스젠더 여성을 다음 목표로 삼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그게 다음 계획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종교적 우파는 LGBTQ 커뮤니티를 분열시키고 정복할 계획을 대놓고 드러냈다.

그들은 페미니즘을 끌어들이고 TERF와 반 트랜스젠더 ‘페미니스트’ 단체를 제5열로 사용해 트랜스를 공격하겠다고 대놓고 밝혔다.

올해 베니스 앨런 등이 반 트랜스젠더 운동을 아일랜드에 옮기려고 몇 번 노력했을 때 아일랜드 페미니스트 단체들은 이들의 잠입 시도를 거부하며 LGBTQ와 여성단체 11곳에서 공개 서신을 발표했다. 아일랜드 단체들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우리가 낙태권을 위해 싸울 때 이 영국 ‘페미니스트’들은 어디 있었나? 아일랜드의 자매들이 2018년 3월 8일에 거리로 나와 낙태권을 위한 시위를 벌일 때 이 ‘페미니스트’들은 어디 있었나?

″우리에겐 여기에 당신들이 필요없다. 우리는 낙태 합법화를 위한 #repealthe8th 싸움에서, 역사적이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막달레나 세탁소의 영향에 대한 싸움에서, 수도회에서 병원의 통제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싸움에서, 미혼 임신부 수용소에서 고문 당하고 묻힌 여성들과 아기들을 위한 정의의 싸움에서 당신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우리는 당신들의 순회 강연을 원하지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당신들은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

그들이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주말 런던의 시위자들은 미국의 종교적 우파들의 어젠다를 퍼뜨렸다. 유럽 여성 인권의 최전선에 서 있는 아일랜드의 진짜 페미니스트들은 미끼를 물지 않았다. 당신 역시 물지 말아야 한다.

*허프포스트US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