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본 지진 보도에 티셔츠를 입고 나온 남자 때문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제 인기 스타가 되었을 듯

  • 박세회
  • 입력 2018.07.11 10:47
  • 수정 2018.07.11 10:50
ⓒNHK/captured

일본의 공영방송에 방송을 총괄하는 디렉터가 직접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히로시마 등 중부 지방에 비가 쏟아지던 7월 7일(토요일) 8시 23분, 지바현 인근에는 최대 진도 5 미만의 지진이 발생했다. 정규 프로그램인 ‘바카본의 아빠보다 바보 아빠’라는 드라마의 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지진 속보를 내보내야 하는 상황.

데일리신쵸의 보도를 보면 진도 3 정도의 떨림이 도쿄에도 느껴졌다. 일본에선 지진이 일어나면 신속하게 공영방송인 NHK로 채널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 이날도 지진이 일어난 지 1분 만에 긴급하게 방송을 내보냈다. NHK 도쿄 센터는 무리 없이 방송을 진행했다. 

″이번 지진으로 인한 해일 걱정은 없습니다.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에 있는 제2 동해 원자력발전소는 중지 중입니다.”

그러나 긴급 지진 속보가 20분가량 계속되던 상황에서 지바 방송국의 현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화면이 바뀌자 문제의 디렉터가 등장했다. 데일리신쵸의 보도에 따르면 ”수염을 기르고 부스스한 머리를 한 남자가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서핑 브랜드 ‘피코’의 티셔츠를 입은 채 앉아 있었다”라고 밝혔다.

“NHK 지바 방송국의 이가라시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지진이 발생한 시점에 지바 지국에는 저 혼자밖에 없었습니다”라며 현지 상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보도 중에 ‘타..타..타이밍’이라며 말을 더듬기도 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NIFTY 뉴스’의 보도를 보면 한 방송국 관계자는 “NHK는 일본 각지 47개 도도부현에 지국을 두고 있다”라며 ”지바 방송국 외에도 사이타마 시에 있는 사이타마 방송국, 가나가와현에는 요코하마 방송국이 있다. 이런 방송국은 보통은 해당 지역에서 현청이나 현경 등 행정 기관 취재를 하므로 토요일과 일요일은 보통은 휴일이다. 지진이 토요일에 일어나 마침 디렉터 한 명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내부 규정의 영향도 있다. 데일리신쵸는 한 관계자가 “2013년 한 기자가 과로사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2017년에 우에다 료이치 회장이 ‘NHK 그룹 업무 방법 개혁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라며 ”이 개혁안에는 ‘지방 방송국 기자의 야간 당직 업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되어있다”고 밝혔다.

이번 ‘티셔츠 보도’를 두고 일본 내에서도 말이 많다. 한쪽에서는 ”(해당 디렉터는)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긴급상황에서 제대로 전달했다. 다 벗고 나오지만 않았으면 됐지 뭐가 문제냐”라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서는 “아나운서나 기자 한 명은 숙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지진 #일본 지진 #지바현 #재난방송 #재난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