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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부인 류샤가 가택연금 8년 만에 석방됐다

"10일 오전 베를린으로 떠났다."

ⓒNir Elias / Reuters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중국의 인권운동가 류샤오보(1955∼2017)의 부인 류샤(57)가 8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해제돼 10일 오전 독일 베를린으로 떠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류샤의 친구이자 반체제 작가인 예두는 “류샤가 오전 11시께(현지시각) 핀에어를 타고 베이징공항에서 출국했다”고 전했다. 류샤의 남동생인 류휘는 위챗에 “류샤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났다”고 적었다.

류샤오보는 1989년 천안문 광장 시위를 주도한 뒤 체제전복·사회불안조장 등의 혐의로 네 차례에 걸쳐 총 20년 가까이 옥살이를 했다. 2010년 10월 중국 민주화 운동을 전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에도 수감 상태여서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했다. 노벨상위원회는 빈 의자를 설치해 시상식을 치르며 반발했고, 중국 정부는 노벨상 선정 위원회에 항의했다. 평생 구속과 석방을 반복했던 류샤오보는 지난해 7월 간암으로 사망했다.

류샤오보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부터 류샤 등 가족들은 출국금지와 가택연금 처분을 받았다. 류샤는 지난해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지만, 번번이 중국 정부에 거부당했다. 24시간 사정 당국의 감시를 받았고, 인터넷 사용이 제한됐으며, 특별한 때에만 일부 지인들과 전화 통화가 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고, 최근엔 몸 상태가 더 악화돼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o New / Reuters
ⓒPetar Kujundzic / Reuters

류샤의 출국은 리커창 중국 총리가 독일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나 회담을 가진 지 하루 만에 전격 허용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그간 류샤의 석방을 요구하며 중국 정부를 압박해왔다. <로이터>는 중국이 서방국들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미국과의 무역 전쟁 중 협력을 이끌어 내려는 카드로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24일 메르켈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류샤에게 베이징을 떠나 근교에 나가 있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류사가 이를 거부하자, 이달 말께 중국을 떠나 외국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회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앰네스티와 마이클 셰이본, 폴 오스터, 할레드 호세이니 등 세계적 작가·예술가 수십명은 지난 5월 외국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류샤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홍콩 인권단체들은 오는 13일 류샤오보의 기일을 맞아 대규모 추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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